당신의 글은 사랑도 합니다.
브런치에 올리는 내 글에 좋아요를 눌러주고 구독해주는 작가님들의 글을 빠짐없이 봤다. 작가님들의 모든 글을 다 보지는 못하지만 특히 애정이 가는 글(애정이 가는 작가님이 아니라 애정이 가는 글)들은 모두 다 보는 편이다. 작가님의 어떠한 성향이 내 글을 읽으셨나 궁금해 못 견디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작가님들은 내게 연예인이 되었다.
몇 분을 이야기하자면.
유랑 선생 작가님의 글을 처음 본 날.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입을 막고 끅끅 울음을 참다가 엎어져 펑펑 울었었다. 문장 하나하나가 나를 토닥이는 듯했다. 아껴읽고 또 읽었다. 그러다 유랑 선생 작가님이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을 수상하셨을 때는 내 일처럼 행복했다. 예스 24에 찾아가 급한 마음에 제목인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대신 "유랑 선생"이라고 검색했다. 나오지 않았다. 본명이신 "태지원"으로 출판하신 거다.
그렇게 내 손에 쥐고 또 읽어도 애틋했다. 마음이 느껴지는 글이다.
몬스테라 작가님의 글을 본 날은 속이 푸근했다. 살면서 변호사를 만날 일은 몇 번 없었고 앞으로는 아예 없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있었다. 드라마에서 만나는 변호사는 날카롭고 로맨틱할 수 있겠으나 현실의 변호사는 똑 부러지기보다. -법적으로 다퉈 볼 만하다-라는 말속에 의뢰인인 나 자신을 내어 맡기는 경우가 많을 것 같았다. 현실의 변호사는 김연경 선수처럼 똑같은 룰 속에 열심히 연습했으니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지만 실상은 심판(판사)의 성향과 상대 배구팀의 역량과 그날의 관절(증거자료)이 얼마나 잘 받쳐주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그런 영역일 거라고 혼자 생각했다.
몬스테라 작가님의 글은. 이지적이고 단정하지만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마음이 푸근한 것은 틈새 틈새마다 약자에 대한 연민이 숨어있다. 덤으로 깨알 같은 재미가 숨어있다.
마지막 작가님은 주로 에세이를 쓰신다. 이 작가님은 캐릭터가 눈에 그려진다. 데이트를 하다가 연인에게 문득 "나 이에 뭐 꼈어?"하고 물어볼 것만 같다. 씨익 웃으면서. 항상 뭐가 그렇게 쉽다. 궁금하면 툭 물어보고 웃고 싶으면 깔깔 웃어대는 게 글에서 느껴진다. 화나면 소리도 지르고 기분이 좋으면 곰살맞게 애교도 부리는 사람. 이 작가님이 쓰는 일상 이야기는 솔직히 나와 거리가 너무 멀다. 한 편의 웹툰 같다. 유쾌하다.
첫사랑 남편과 딸 하나를 키우며 벌어지는 에피소드. 어쩌면 평범한 것 같지만 사실은 가장 어려운 그 일을 해내고 있다.
-- 어떻게 데뷔하셨어요?
-- 어. 그냥 친구 따라왔다가요.
아마도. 연예인의 (연)은 (그러할 연)일 수도... 그 (그러할 만)을 질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