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암튼 어디세요? 제가 너무 답답해서 그래요. 괜찮은지 얼굴이라고 좀 보게요. 가족이 연락도 못하는게 말이 되요?"
수화기 밖으로 형과 누나들의 이야기가 들렸다. 웅성웅성... 뭔가 염려하는 듯한 목소리들. 매산동 **가게 앞으로 와서 다시 한 번 전화해라. 전화는 끊어졌고 이제 피해자와 가족을 잡으러 가야되는 내키지 않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가까이 가서는 오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나. 어떻게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지...
고민하면서 적과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사실 지금 적이 적인지 가족이 적인지 알 수가 없다. 나도 내가 살아 남아야 하는게 우선인지 가족을 그래도 보호를 해야 할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치는게 맞는지 피해자의 심정도 감안하는게 맞는지 뭐 하나 제대로 판단이 서지 않는다. 어쨋든 길을 나선다. 5시간의 긴 길을 적과 함께...
매산동으로 갔다. 그 가게를 이리저리 검색하고 물어서 찾아갔다. 그리고 이제 전화번호를 눌러야 한다. 이 사람을 배신하고 부모님한테 조심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나. 그러면 부모님은 완전히 숨긴 하겠지만 최소한 나에 대한 의심은 하지 않겠지. 그러지 않고 정말로 어떻게든 통화를 통해서 가족이 있는 곳을 알아내면 이 사람도 같이 알게 되니 일망타진 될까? 아님 오히려 자칫하면 이 사람이 당할 수도... 그럼 사건이 오히려 더 커지게 되는, 혹은 경찰에 신고하게 되면 그게 가장 어떻게 보면 정의에 가까운 시나리오이긴 하지만... 나는 가족을 배신했다는 생각을 지우긴 힘들것 같기도 하다.
그 짧은 시간 정신 없이 갈등했다.
삐리리리~ 삐리리리리리~~ 신호가 간다. 내 심장 뛰는 소리도 같이 들린다. 마른 침을 들이 마신다.
"여보세요?"
"엄마, 저 왔어요. 지난 번에 말한 그 매산동 가게 앞이요."
옆에서 누나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혹시 주변에 누구 없는지 봐야 되는데... 등등
"여기 기다리면 되요?"
전화가 뚝 끊긴다. 나는 피해자에게 말했다. 이미 의심하고 있으니 멀찍이서 기다리라고. 그 말을 하는 순간 갑자기 전화가 다시 왔다. "너 지금 옆에 있는 사람 누구니?" 누나 목소리다. "아... 잘 모르는 사람이야."
"니가 가족을 배신을 해?"
"배신을 한 건 누나들이잖아. 이게 뭐야 나한테는 말도 안하고 이건 뭐 인생이고 뭐고 다 가짜가 된 느낌이야"
"암튼 저 사람을 데리고 오는 건 아니지? 어떻게 알고 있는 사이야?"
"그냥 잘 모르는데 전화번호를 알아봐 줘서 같이 오게 됐어."
"우리한테 피해 가는 사람이니까 같이 어울리지 마라."
"알겠으니까, 나라도 한번 만나서 얼굴 보고 이야기라도 좀 해."
"됐다. 나중에 다시 전화할테니 그 때 이야기 해."
"뭐 이래. 나도 내 인생도 엉망이라고. 평생을 살아온 가족이 사실은 내가 알던 그것도 아니고 다 거짓말이고. 연락도 안되고, 연락이 돼도 심지어 날 믿지도 않고!"
"너가 그 사람은 도대체 왜 데려온 건데?"
"난 잘 모르는 사람이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