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라시키 미관지구 (倉敷美観地区)_3
[ 1 일차 ] _ 구라시키미관지구의 현재
구라의 기후는 내륙형 기후로 연평균 강수량 1,000~1,600mm이지만 장마기간이 긴 편이고 그 기간을 제외하고는 강수량도 많지 않은 편이어서 한반도와 비슷하고 기온은 따뜻한 편이다. 5월에서 7월까지 이어지는 장마 기간은 구라시키 미관지구 중심을 흐르는 구라시키강과 더불어 다습한 기간이 오래 지속 되었을 것이다. 또한 오카야마 일대는 스기(すき,적삼목)의 산지로 일본 전역에서 뿐만 아니라 이 곳에서도 건축물의 주재료로 사용되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 벽면에 회를 발랐다.
이 두 재료는 구라시키 미관지구 거리의 독특한 벽면 형태를 이루었다.
다습한 지역에서의 습도뿐 아니라 구라시키의 가옥 배치는 가로변이 좁고 깊은 내부를 가지고 조밀하게 배치되어 있는 배치로 화재에 불리한 조건이었다.
내수와 내화성의 요구는 나마코카베(なまこかべ)로 불리는 생자벽(生子壁) 또는 해삼벽(海鼠壁)라는 독특한 의장형태를 만들게 되었다.
생자벽은 일본 전통 의장 형태로 벽면에 평기와를 나란히 붙이고 이음매에 회반죽을 어묵 모양으로 바르는 공법이다. 그 모양이 해삼의 형태를 닮아 해삼벽이라 불린다. 그림과 같은 구조 형태로 내수와 내화성이 우수하였다 한다. 당시로서는 환경에 즉응하는 최선의 방법이었고, 대책의 형태는 독특한 벽면을 가진 거리를 만들어 냈다.
구라시키 미관지구는 나마고카베 부분 외에도 회벽을 많이 사용하였다. 흰벽의 거리는 이 곳의 주요 장면이 되었고, 재생의 과정에서도 회벽이 사용되면서 재료적인 맥을 잇고 있다.
회벽이 일본에서만 사용한 재료는 아니다. 구라시키 보다 위도상을 조금 낮은 곳에 위치한 중국 쑤저우 수상도시인 산탕지에에서도 외벽 마감재로서 회벽을 볼 수 있다. 산탕지에 또한 수로를 끼고 있어 이 곳과 환경적으로 유사하다.
회벽만 사용된 것은 아니다.
스기(すき,적삼목)의 산지인 만큼 스기도 주요 건축물의 주요 마감 재료로 활용되었으며, 전통적으로 일본에서 사용하는 기법인 탄화목도 사용된 것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경복궁에서 어린 학생들이 한복을 예쁘게 차려 있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 구라시키미관지구도 옛모습이 많이 남은 장소여서 인지 조금은 개량이 된 듯한 일본 전통 의상을 입고 다니는 젊은이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한복을 입고 다니는 우리의 모습처럼 이들의 모습도 밝고 이쁘다. 한복만큼이나 형형 색색인 젊은이의 모습이 이방인인 나에게는 새롭다.
다음날 16일.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이른 시간 호텔을 나와 고즈늑한 거리를 조그만 우산으로 몸을 가리고 한참을 걸었다. 지난날 맑은 날씨의 많은 사람들이 거닐던 장소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거리였다. 한층 더 구라시키 미관지구에 젖어 들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제 우노항(宇野港)에서 데시마(豊島)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