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친해지는 중

by zipnumsa


 지난 주에 고등학교 진학 때문에 수빈이와 서윤이와 상담을 하였다. 상담 끝에 수빈이가 말했다.

 “선생님은 현진이랑 정은이한테만 잘해 주잖아요.”

 “내가 그 둘한테만 잘해 준다고 생각했구나. 난 똑같이 대하는데?”

 “아니에요. 그 둘이하고만 특히 친해요. 성격 적은 종이도 걔들만 주고. 말도 많이 하고.”

 “그랬구나. 서운했겠다.”

 “질투났어요.”

 표정은 진지했지만 그냥 하는 말이려니 하고 넘겼다.

 오늘 점심시간에 서윤이랑 볼 일이 있어서 불렀는데 수빈이가 따라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 현진이와 정은이가 지나가다가 무슨 일인가 하고 들렀다. 수빈이가 또 말했다.

 “선생님 너무해요. 얘들만 좋아하잖아요.”

 정은이와 현진이가 말했다.

 “아닌데? 나 이 쌤 싫어해.”

 내가 장난으로 현진이 눈을 두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이걸 콱! 거 봐. 친한 사람한테 이러겠니?”

 “친하니까 저런 말도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수빈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내가

 “그래 이제 수빈이한테도 잘해 줄게.” 했더니 수빈이도 “네.” 하며 좋아했다.

 5교시 마치고 쉬는 시간에 수빈이가 교무실에 내려왔다.

 “우리 수빈이 무슨 일이야?”

 “선생님 저 아파요.”

 “우리 수빈이 아프구나. 어디 열을 재 볼까?”

하면서 손을 이마에 짚으려는 시늉을 하자

 “선생님! 왜 이렇게 빨라요? 천천히 합시다 천천히.”

 수빈이가 질색을 했다. 난 뭘 천천히 하자는 건지 몰라 잠시 멍했지만 곧 깨닫고 웃었다.

 학교 마치고 집에 가는데 내일 축구 시합이 있다고 우리 반 여학생들이 운동장에 남아서 축구 연습을 하고 있었다. 여학생들끼리 편을 나누어 미니 게임을 하고 있길래 일부러 천천히 운동장을 가로질러 축구를 구경하며 교문쪽으로 걸어갔다. 거의 운동장 끝에 도착했는데 마침 그쪽 골대에서 수빈이가 골을 넣었다.

 “와! 선생님, 제가 골 넣었어요!”

 평소 같으면 “신나겠네, 대단한데.”로 받았겠지만, 오늘은 수빈이와 친해지기로 한 날. 나는 손을 번쩍 들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학생과 하이파이브한 건 발령받고 이번이 딱 두 번째다. 수빈이가 뛰어와서 내 손바닥을 치고 지나갔다.

 뒤에서 보고 있던 현진이가 웃으며 말했다.

 “이제 둘이 친해지는 중이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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