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는 매일매일 퇴근만 하면
"아빠 선물 갖고 왔어?"
"아빠 오늘은 선물 갖고 왔어?"
한다. 보다 못한 엄마가
"다녀오셨어요, 먼저 하고 선물 물어봐야지."
해도 안 고쳐져서, 내가 선물 가져가는 날마다
"다녀오셨어요, 안 하면 선물 안 준다."
하니까 맨날 퇴근할 때마다
"아빠 선물 가져왔어 다녀왔습니까?"
"아빠 선물 가져왔 다녀왔습니까, 선물 가져왔어?"
"아빠 선, 다녀왔습니까, 선물 가져왔어?"
"아빠 선물, 다녀왔습니까, 선물 가져왔어?"
이러다가 요즘은 좀 나아졌다.
"아빠 다녀오셨어요?"
"연아야 다녀왔어. 반가워!"
"오늘은 선물 가져왔어?"
이랬는데, 사실은 선물이 없다. 학교에서 음식 나눠주는 날은 가져가서 선물이라고 줄 때도 있고, 3D 펜으로 장난감 만들어 갈 때도 있고, 미라 쌤이 예쁜 그림 그려진 장난감 만들어 줄 때도 있지만, 선물 없는 날이 당연히 더 많다.
어제는 연아가 급기야 이렇게 말했다.
"아빠 오늘은 선물 가져 왔어?"
"아니, 오늘도 선물 없는데."
"아빠 요즘 혹시 수업 제대로 못 하는 거 아니야? 왜 선물이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