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집집 Dec 21. 2020

부천자원순환센터 광역화, "타지역 쓰레기 안돼" 반발


최근 부천시가 대장동 자원순환센터 현대화 사업을 ‘광역화 사업’으로 전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업 예산 절감을 위해 인근 지역의 소각용 쓰레기를 받아 이 센터에서 처리하는 계획인데, 이에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수도권 매립지 종료 / 인천 및 부천 신도시

부천자원순환센터 광역화는 2025년 수도권 매립지 종료와 대장 신도시 건설 등으로 처리해야 할 쓰레기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추진됐다. 계획대로 사업이 완료되면 현재 일평균 쓰레기 처리량인 300t의 3배인 900t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사업 광역화에 따라 부천 쓰레기(470t)뿐만 아니라 인천 계양구·서울 강서구의 소각용 쓰레기(430t)도 이 센터에서 처리하기로 계획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자원순환센터 현대화 사업은 부천시가 단독으로 추진할 경우 5천616억원이 소요되며 이 중 부천시가 부담하는 비용은 정부 지원금(사업비 30%) 등을 제외한 2천153억원에 달하는데, 사업을 광역화로 추진하면 정부 지원금(사업비 50%)이 늘어나고 쓰레기를 반입하는 다른 지자체로부터 사업 분담금을 받기 때문에 부천시가 부담하는 비용은 886억원으로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사업이 광역화로 추진되면 자원순환센터의 규모가 3배가량 커지고 타 지역 쓰레기까지 떠맡게 돼 환경오염 우려도 더욱 커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부천 대장동 쓰레기 소각장 광역화 절대 반대합니다'라는 청원 글이 올라오며 광역화 철회를 촉구하는 상황이다.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광역 소각시설이 부천에서 가장 낙후되었다고 할 수 있는 대장동 및 오정동 일대 지역 중심이기 때문이다. 오정동 주민 김모(54)씨는 "혐오시설인 자원순환센터가 동네 인근에 있어서 그동안 피해를 봤는데 더 크게 짓는 것도 모자라 타지역 쓰레기까지 받는다는 건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오정동 주민들 같은 경우에는 20년 간 쓰레기로 인한 환경적 문제를 떠안고 살아왔기 때문에  광역 소각시설 문제에 대해 현재 극도로 예민한 상황인데, 이 때문에 더 이상은 참고 살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부천시 삼정동 쓰레기 소각장에서 다이옥신(1급 발암물질)이 과다 검출되는 사건이 있었는데, 그 때의 삼정동 소각장을 폐쇄하고 대장동으로 옮긴 것이 현재의 소각장이다. 현재 삼정동에는 소각장을 활용한 ‘부천 아트벙커39’라는 이름의 예술공간이 위치해 있다.

삼정동의 소각장을 옮길 당시에도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도 이를 되풀이하려한다는 것이다. 20년동안 피해를 본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삼정동 소각장 이전과 같이 다른 지역으로 소각 시설을 이전해야 한다고 주민들은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또한, 해당지역은 교통지역으로 벌말로와 오정대로가 합쳐진 곳인데, 병목 현상이 심각한 지역이다. 제 2순환로도 항상 정체되는 지역이다. 주민들은 시설이 광역화가 되고 나면 부천자원순환센터가 있는 벌말로 일대 부근이 교통 지옥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로 인한 미세먼지 뿐 아니라 해당 지역이 환경을 해치는 시설의 집합 지역이기에 만성적인 미세먼지 지역이라고 주민들은 말하는데, 여기에 오고 가는 것만으로도 환경오염 물질이 다수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외부 쓰레기를 반입하는 것은 해당 지역 및 부천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민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부천 자원순환센터는 부천시 주민들만 반대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해당지역은 계양 신도시와 대장 신도시가 계획되어 있는 중심부인데, 이로 인해 인근에 위치한 인천 계양구 주민들 또한 소각장 확대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강서, 인천 계양, 부평 할 것 없이 서울, 인천, 부천 합쳐서 제3 지대로 완전히 옮겨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자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부천자원순환센터 광역화는 2025년 수도권 매립지 종료와 대장 신도시 건설 등으로 처리해야 할 쓰레기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추진됐다고 말했었다.

현재 수도권 매립지가 위치한 인천은 수도권 쓰레기를 떠안고 있다. 서울·경기·인천의 66개 시·군·구 가운데 경기 연천군과 인천 옹진군을 제외한 64개 지역에서 수도권매립지로 쓰레기를 보내고 있다. 정작 수도권매립지가 위치한 인천에서 나온 쓰레기는 18.4%뿐인데, 인천시는 줄곧 대체 매립지 물색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았고, 결국 인천시는 2025년부터 서울과 경기의 쓰레기를 받지 않겠다며 ‘쓰레기 독립’을 선언했다.

2025년 이후에는 인천에서 나온 쓰레기만 묻을 수 있는 독자적인 자체 매립지를 짓겠다며 인천 옹진군 영흥도 부지까지 선정했다. 

이에 대해서도 글을 쓴 적이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https://brunch.co.kr/@zipzip/46 

 

수도권매립지의 종료는 매립시설의 폐쇄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폐기물의 생태계를 뜯어고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인천 서구에 있는 매립지에만 의존했던 수도권 폐기물 산업 구조가 변화의 갈림길에 놓였다는 의미다. 부천 자원순환센터는 그 일환 중 하나일 것이다.

부천시 관계자는 "사업 광역화는 예산 문제뿐만 아니라 지역 간 갈등도 원활히 조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주민들은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소각장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부천시민들과 소통하고 결정했어야 한다며 소통의 부재에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부천 시민들을 위한 대책은 실종되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부천 뿐 아니라 인천 등 주변 지역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부천시가 원활한 소통을 통해 건강한 폐기물 산업 구조 형성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광명과 시흥, 드디어 빛 보나?(광명뉴타운, 목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