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7.22:41-51
"재미있고 의미있는 일이 되면 좋겠어요."
사과나무가 우리 일을 앞에 두고 한 말이었다. 그 말이 들어와 콕 박혔다. '재미'는 한글이고 '의미'는 한자어인데 둘은 똑같이 '미'로 끝났고, 우리 일이 재미와 의미 둘 다 갖춘다면 아주 완벽할 것 같았다. 재미만 있는 건 단맛만 나는 술처럼 금방 질리고 의미만 있는 건 몸에 좋은 약처럼 금방 지칠 거다. 둘이 같이 있어 조화롭다면, 거기다 하나 더 보태 돈도 벌 수 있다면, 그 일을 선택해 오래 지속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 내게 맡겨진 일들은 대개 그렇다. 재밌고 의미있고 돈을 벌어준다. 이기적인 걸까. 누군가의 것을 빼앗은 게 아니니 그런 고리타분한 평가의 말은 집어치우자. 굳이 따진다면 똑똑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