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모른다 12
비에 젖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바람에 빗방울이 들어
네 둥근 어깨가 우중충해지더라도
차바퀴로 쏟아지는 웅덩이에
축축한 발을 책임지더라도
너의 머리칼에선
억울한 물방울이 떨어지지 말았으면 한다
방법이 없다면
내 손에 든 지붕을
대신 들어주었으면 한다
둘이 서기엔 모자라
하나가 물러나야 해도 좋다
빗속에서 추는 춤을
배워보면 된다
곧 마를 비다
장마도 한철이다
나는 안다
네 웃음은
무지개보다 둥글다
구태여
빗속에 뛰어들 필요 없다
네 얼굴에
다른 비는 내리지 않았으면 한다
21.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