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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문수 Oct 09. 2021

숨바꼭질

너를 모른다 14

장롱과 벽 사이로 난 틈에서


너는 어젯밤


마지막 숫자를 세었다



     

나는 처음부터 숨지도 않았는데


닫히지도 못하는 무덤에서


너는 세상을 숨겼다



    

네가 나를 찾을 차례


찾아주기를 기다리며


나는 멈추었다



     

불러도 오지 않을 이름아


못 찾겠다 꾀꼬리 해도 된단다     




이제는 나도 알아서


그만 너를 건져 올린다     




차다     




이럴 땐 내 손이


따뜻하다는 게 밉다     




이렇게 무거운데도


어찌 야위었나     




이제 와서 미안하다


더 미안해하지 못해


미안하다     




저 높이 검은 물결에


너는 이제 바늘꽃이 되어


쿡쿡 나를 찌르겠지     




술래에게 닿았으니


다음은 내가 술래     




꾀꼬리야 꾀꼬리야


나도 꾀꼬리 할 테니


이제는 나타나주련?     




기어이 오지 않을 사랑을


어째서 사람은 기다리는가.     


                                                                                                                                                            21.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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