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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문수 Nov 27. 2021

별과 불

너를 모른다 19

떨어지는 너에 맞추어


나도 퍼덕이기 시작했다     




나에게도 찰나가 올지는 모르겠다     




너는 별로 시작하여


누군가의 눈물을 대신하고


쏟아지며 잠깐이라도


우리 어둠을 할퀴어주고


또 누군가 소원을 빌게 하여


그렇게 별로 기억될 거다     




나는 불로 시작하여


너의 빛을 따라 날다가


날개는 하얀 재가 되고


검게 그을린 가난한 등으로


소리 없이 처박히는


벌레로 기억되어도 좋다     




낙하산을 매고


하늘에 닿을 순 없는 노릇


누가 또 빌었는지


너는 다시 온다 한다     




하늘을 믿지 못하여도


누군가 나를 위하여


기도해주었으면 하는 바람     




모두 너를 보며 손을 모으지만


너를 위해 손을 모으는 이가


사실은 좀 더 필요한 거라


삶을 몇 바퀴를 돌아서


기어이 다시 오는 게 아닌지     




언젠가 이 세상에


네가 정말 떨어질 때


내가 등으로 찍은 이


새까만 자국을


소원의 마침표로 여기기를       




그렇게 몇 바퀴 돌아오는 동안


너를 위해 빌었다.


                                                                                                                                                          21.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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