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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문수 Dec 19. 2021

천문대

너를 모른다 22

달이 더 하얗게 떠야 하는 날이면


따듯한 물에 달을 씻어 올리고     




가을낙엽 푸석한 머리 빗질하던 비


남은 달뜨물에 담갔다가


별 아래 빛칠해야 하는 자리가 있다     




밤이 가장 가까운 곳


별과 더는 가까울 수 없는 곳     




누가 오지 않았으면 하는 곳


네가 울다 갈 곳     




울어도 괜찮은 세상이다


운다고 인생이 망하지 않는다     




그리고 가끔은


망해도 아무렇지 않다


인생은     




사실은 누군가 먼저


울어줬으면 하는 걸지도 모른다     




아직은 우는 게


뭔가 잘못하는 거 같으니까     




누가 먼저 울어주면


핑계 삼아 따라 울고 싶다


숨이 넘어가도록     




바란다면


혼자 울어도 좋다     




나도 잠깐 바람 좀 쐬러 갔다가


세수만 하고 들어오면 되니까     




외롭다면 옆에 앉아


야경을 보고 있겠다     




하고 싶은 걸 해라     




내가 여기 있겠다     




오늘 흘린 눈물은


별이 될 거다     




그대로 한밤


올려다보아라     




저 별 가득 품은 하늘도


너보다 빛날 수는 없다.     


                                                                                                                                                          21.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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