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모른다 22
달이 더 하얗게 떠야 하는 날이면
따듯한 물에 달을 씻어 올리고
가을낙엽 푸석한 머리 빗질하던 비
남은 달뜨물에 담갔다가
별 아래 빛칠해야 하는 자리가 있다
밤이 가장 가까운 곳
별과 더는 가까울 수 없는 곳
누가 오지 않았으면 하는 곳
네가 울다 갈 곳
울어도 괜찮은 세상이다
운다고 인생이 망하지 않는다
그리고 가끔은
망해도 아무렇지 않다
인생은
사실은 누군가 먼저
울어줬으면 하는 걸지도 모른다
아직은 우는 게
뭔가 잘못하는 거 같으니까
누가 먼저 울어주면
핑계 삼아 따라 울고 싶다
숨이 넘어가도록
바란다면
혼자 울어도 좋다
나도 잠깐 바람 좀 쐬러 갔다가
세수만 하고 들어오면 되니까
외롭다면 옆에 앉아
야경을 보고 있겠다
하고 싶은 걸 해라
내가 여기 있겠다
오늘 흘린 눈물은
별이 될 거다
그대로 한밤
올려다보아라
저 별 가득 품은 하늘도
너보다 빛날 수는 없다.
21. 1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