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문수 Dec 26. 2021

바늘의 용도

너를 모른다 23

아픈 데가 있어 수술을 받았는데


어째 받기 전보다 더 아프고


화끈거린다




집도한 의사 이름을 물었더니


시간이라 한다




바늘로 상처를 기웠는데


시간은 의사가 아니라


아마도 타투이스트




어쩐지 약국에 없는 거야




시간이 좀 지난다고


아픈 게 날아가?




그 시간 동안 한번 불러서


밥 한 끼 같이 먹고


그땐 왜 그랬냐 따져도 보고 


서로 입장도 나눠 보고


그러다 지쳐서는


마음에 굳은살만 배기고


또 하루 눈을 뜰 뿐이지




사는 건 영원하지 못해도


아픈 건 그 너머에도


기억 너머에도 있을 거야




그래서 누군가 떠올리자면


어딘가 한구석 아픈 거야




사는 동안


목 아프게 이고 가는 짐이야




시간이 약이 되면


내일을 왜 싫어하겠어




그냥 많이 울고


운 만큼 웃자




마를 만큼


야윌 만큼 울면




아픔에게도


위로를 받겠지


                                                                                                                                                          21. 12. 26.

매거진의 이전글 천문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