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모른다 23
아픈 데가 있어 수술을 받았는데
어째 받기 전보다 더 아프고
화끈거린다
집도한 의사 이름을 물었더니
시간이라 한다
바늘로 상처를 기웠는데
시간은 의사가 아니라
아마도 타투이스트
어쩐지 약국에 없는 거야
시간이 좀 지난다고
아픈 게 날아가?
그 시간 동안 한번 불러서
밥 한 끼 같이 먹고
그땐 왜 그랬냐 따져도 보고
서로 입장도 나눠 보고
그러다 지쳐서는
마음에 굳은살만 배기고
또 하루 눈을 뜰 뿐이지
사는 건 영원하지 못해도
아픈 건 그 너머에도
기억 너머에도 있을 거야
그래서 누군가 떠올리자면
어딘가 한구석 아픈 거야
사는 동안
목 아프게 이고 가는 짐이야
시간이 약이 되면
내일을 왜 싫어하겠어
그냥 많이 울고
운 만큼 웃자
마를 만큼
야윌 만큼 울면
아픔에게도
위로를 받겠지
21. 1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