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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문수 Apr 11. 2021

장조림

프롤로그

얘, 밤에 별이 왜 그리 많이 떠 있는지 아니?

세상에 울고 싶은 사람이 그렇게 많은 거야

울지를 못하니까

하늘에 맺히는 거야

     

근데 있지, 밤하늘도 곧잘 운다?

     

그러니 베개에 자국 남기듯

이슬 두고 사라지는 거야

     

나는 그의 말을 이해 못해도

어쩐지 누그러든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삶이 제일 슬프고

제일 힘든 줄 아는데     

정말로 내가 세상에서 제일 슬픈 사람이 된다면

그네들의 슬픔이

좀 덜하지 않을까

     

프로메테우스, 또 너야?

     

무슨 소리!

나한테 불이 어디 있다고?

알은 있어도 꽃은 없단 말이지

 

성자 행세를 하려는 게로군

     

자 밥을 한술 뜨세요 한 점씩 올려드릴게요

늦었다고 실망하지 마세요

숨이 막히는 날도

나는 두근거릴 수 있습니다

    

그런 말이 있지

썩어 문드러진 삶이

아름다운 꿈을 꾼다고

그런 말은 사실 없다

방금 지어낸 말이지

     

나는 새까만 간장에 내 심장을 조리고

손으로 죽죽 찢었다

 

     

21.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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