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

마음의 신호를 무시하지 마세요

by 류하


빨간불엔 멈추고

초록불엔 간다.

당연한 이치


삶에도 정해진 신호가 있다면

무리하게 가다 부딪치지 않으련만


아니 신호는 있다 곳곳에.

내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아니 보지 않으려 애쓸 뿐


지그시 감았던 눈을 뜨면

보인다.


어제와 다르지 않은 상하의

계절이 지나도록 한 번을 꺼내지 않은 채 묵은 옷들

바닥에 엉켜있는 머리카락

뽀얗게 내려앉은 먼지

거뭇한 물얼룩

시작만 한 채 끝맺지 못한 책

쓸쓸히 꽂혀있는 책갈피들.


보이면 멈춰야 한다.


어디로든

계속 갈 생각이라면


일시정지는 끝이 아니다.

빨간불이 꺼지면

초록불은 다시 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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