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

나와 친구가 되어가는 시간

by 류하


나이 든다는 건

거울 앞에서 의연해지는 일


거울 속에서 발견한 흰머리에

소스라치게 놀라는 대신

슥삭슥삭 손을 놀려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하얀 가닥을 숨긴다.


나이 든다는 건

중력을 받아들이는 일


앉았을 때 잡히는 뱃살에

노여워하고 슬퍼하기보다

피식 웃고 만다

내일부터는 반드시,

부질없는 다짐과 함께.


나이 든다는 건

너무 애쓰지 않는 일


할 수 없는 일은 흘려보내고

서투름은 품어 안는다.

조금씩 나와 화해하며

내가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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