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산책길의 풍경
가는 여름 붙잡듯
귓가를 때리는 매미 울음소리
운동화 신은 발이
잰걸음으로 지나간다
둘씩 짝지은 발은
느긋하게 흙길 위 발걸음을 찍는다
데크 위 철봉에는
건장한 몸이 오르락내리락
가볍게 내려선 그는
흰 티에 청바지를 벨트로 고정한
멋쟁이 할아버지
벤치에는 캡모자 걸친 아주머니
고생한 맨발을 매만지고
어떤 무리는 도란도란
또 다른 무리는 침묵 속 서로 다른 곳으로 향하는 시선
하나의 시선 끝 빽빽한 초록 잎 사이로
햇살이 눈부시다
그렇게 흘러간다
어른의 점심 한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