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득한 바람이

우울의 습관

by 류하


마음에 선득한 바람이 분다


불행의 기운은 어째 이리 익숙한지

반갑지도 않은데

몸이 먼저 마중을 나선다


몸이 침대에, 소파에

눌어붙는다

마음이 이불자락을 붙잡는다


하루이틀쯤은

내일은, 이 되고

어느덧 시간의 흐름을 잃었다


글자가 와해되고

의미는 산산이

흩뿌려진다


뭉그러진 걱정 속에

염치 또한 모습을 감췄다


문드러진 이 존재를 무어라 불러야 하나

먼지만이 날리는 허공으로

선득한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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