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프랑수아즈 사강은 말했지
나에게 아무 단어나 던져줘 봐.
내 위(胃)에는 문장에 굶주린 이가 살아.
게걸스럽게 낚아채
줄줄이 쏟아낼 거야.
찬란하고 따스한 단어는 곤란해.
내 식도를 넘어가는 순간
녹아버리고 말 테니까.
단어를 삼키며 그이는 몸집을 불려가.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저 유명한 문장이
그이의 십팔번 대사지.
우리는 함께 침몰해 가.
서서히 물이 들어차고
발목을 적시고
물기를 머금은 옷은 묵직해지고,
어느새 목까지 물이 차올랐어
이제와 후회한들
늦어버렸지.
더 이상 너의 눈동자 속에
우리는 보이지 않아.
그렇게
그의 문장은 사라지고,
잔잔한 물결 위
낱개의 글자만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