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解氷)

by 류하


오가는 마음이 온전히 같을 수야 없겠지요

이미 내보인 마음에 답장을 요구하지 말라고들 하죠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만

어디 사람 마음이 그렇게 똑 떨어지던가요


주는 마음이 티 없이 맑기만 하면 좋으련만

사랑받고픈 마음이 슬그머니 끼어들게 마련입니다

그럴 생각은 조금도 더하지 않았건만

돌려받고픈 마음이 스멀스멀 고개를 듭니다


부질없다는 걸 알면서도 포기하지 못 마음이

소복소복 쌓이고

계절을 거치며 녹을 법도 하건만

돌아보니 빙벽이 되어 드나들 문 하나 없이 막혀버렸습니다


이른 봄 아지랑이처럼 틈새에서 마음이 피어오릅니다

그냥, 그저

이유 없이 샘솟는 마음들이 여전히 살아있었나 봅니다


스르르 소리도 없이 무너져 내린 빙벽이

땅 위로 스며 흐르고

돌아보니 어느새 연둣빛 카펫 위에 서 있습니다


차디찬 겨울에 이별을 고하는 날이 오네요

새로운 계절을 맞이해야겠어요


주고 받은 마음들



keyword
화,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