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터를 켰다
라이터를 껐다
라이터를 켰다
라이터를 껐다
어둠 속에서 칼을 든 살인마는 다시 라이터를 켰다
그리고 다시 껐다
창백한 시은의 얼굴이 보였다 말다 할 때
살인마는 시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불을 킬거야...'
'불을....'
살인마는 섬뜩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러자 시은은 낮은 미소로 이번엔 자신이 살인마의 귓가에 속삭였다
"넌 그 불을 못 볼 거야..."
살인마는 피식거리며 속삭이는 시은의 이마를 어루만졌다
피를 많이 흘려 몸이 식어가고 있었다.
살인마는 시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불을... 내불은... 내 빛은 사라지지 않아'
'넌 보지 못해..
불이 널 외면하니까...
빛이 널 외면...'
시은이 의식이 흐려져갈 때
살인마는 다시 라이터를 켰다.
.
.
.
시은은 순간 눈을 떴다
살인마는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시은은 누운 채로 형광등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형광등은 깜박깜박거렸다.
시은은 자신의 손목을 긋던 칼을 내려 놓았다.
그녀는 눈에 눈물 한방울이 흘러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