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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어둠과 빛

사진 : unsplash

by EON


(1)

어둠이 지나 빛이 온다.


그런데


어둠을 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2)

빛이 없는 곳에

어둠이 존재하지만


어둠이 없는 곳에

빛이 존재하는 것만은 아니다.


더 큰 어둠이

그 어둠을 지배할 수 있다.


빛을 향해

눈을 질끈 감으면


그렇게

빛을 외면하면




(3)

두 눈을 감으면 암흑뿐이다.

그래서 살짝 눈을 뜨면

빚을 볼까 내심 기대하지만


여전히 칠흑 같은 어둠뿐이다.


하지만


잠깐이라도

아주 잠깐이라도 몸을 일으키면

오랫동안 누운 몸을

아주 잠깐이라도 일으키면


우습게도 현기증 때문에 핑 돌아서

살짝 눈에 밝은 색이 비쳐온다.


빛이란 그런 것이다.

희망이란 그런 것이다.


소중한 친구여

잠깐만 몸을 일으켜다오.


어쩌면

그 한 번의 일으킴이


빛 사이로 걸어가는 네 모습을 보게 되길





(4)

어두워서 빛이 필요한 줄 알았는데...


빛을 드러내기 위해 어둠이 존재하는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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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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