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은 보통의 존재임을 알고 있을 때 가능한지도 모르겠다
어릴 적 우리 집은 꽃집을 했다. 가게 문을 열고 식물에 물을 줄 때면, 엄마는 삶이란 식물을 키우는 일과 비슷하다고 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일에 꾸준히 정성을 들이면,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이라고서.
요즘엔 식물을 기르는 일처럼 조금씩 그리고 꾸준히 내가 좋아하는 것을 지키고 싶다. 물을 주면 잎사귀가 자라듯, 별다른 기대 없이 내가 자라나 겨우 내가 된다는 보통의 존재임 받아들이고서. 어쩌면 모든 일은 자신이 보통의 존재임을 알고 있을 때, 그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지도 모르겠다. 때론 잘하고 싶은 생각과, 멋지게 해내고 싶은 생각들로 많은 시도가 그저 생각 만으로 그치곤 하니깐.
완벽을 요하지 않는 시도는 어떤 계기로든 멋진 시작이 된다.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꾸준히 그리고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에 기뻐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