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혜 Feb 06. 2021

Running challenge + 7

일과 사람

episode 7 일과 사람. 사랑?

오늘은 땅이 좋지 않았다. 그 전날 눈이 내렸고, 그다음 날인 오늘, 길가에 눈이 많이 얼어 있었다. 중간중간 얼어 있는 곳이 많아 걷다시피 끝냈던 4km 러닝. 걷고 뛰기를 반복하며, 오늘은 일과 사람에 대해 생각했다. 구체적으로는 사랑이 맞겠다. 우리는 자라는 동안 직업에 관해 수많은 이야기를 듣는다. “공부 못하면 더울 때 더운 곳에서 일하고, 추울 때 추운 데서 일한다. 너”, “좋은 직장에 들어가야 좋은 사람을 만나는 거야” 등과 같은. 사실 나도 2018년도에 첫 취업을 시작하면서, 나 역시도 좋은 회사에 들어가고자 했던 이유 중 하나가 ,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것이 그중 하나였던 것 같다. 그래도 입사하고 나서 이런저런 직업의 사람들도 소개받고 만나보기도 했지만, 좋은 직장과 좋은 사람은 완전히 비례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사실 요즘 결혼할 상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가장 친한 언니가 올해 7월에 결혼을 해서 가까이서 듣는 이야기도 있고, 세 살 터울 친언니도 남자 친구랑 5년 넘게 만나면서 집안에서 결혼 얘기가 자연스럽게 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실 언니 남자 친구가 일을 그만두고, 몇 달 전부터 엄마 아빠 밑에서 일을 돕기 시작했는데, 아직은 안정적으로 들어오는 수입도 없고 오빠가 일하는 만큼 엄마한테서 돈을 받긴 하지만, 수입도 일정치 않다. 사실 처음엔 내가 언니의 상황이었다면 과연 계속 만날 수 있었을까?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가 엄마 아빠였다면 과연 오빠를 좋게 볼 수 있었을까? 생각을 했을 때, 여전히 난 그 질문에 대해 물음표이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이 있다. 내가 좋은 부모님 아래서 자랐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엄마랑 아빠는 내가 스무 살 때부터 사람을 볼 땐 그 사람의 성실함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준은 늘 상대성을 지니고, 가진 돈과 부는 언제든 손에 쥐고 다시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언니를 보면서 언니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가끔씩 그럴 때가 있다. 남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내 것이라 생각하고 우쭐해질 때와, 남이 부끄러운 행동을 할 때 사람들이 나까지 그렇게 볼까 봐 남 눈치를 보게 될 때. 근데 언니는 늘 한결같았다. 오빠가 일을 할 때에도, 일을 찾고 있을 때도.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에이 모르겠다. 무튼 오늘 내가 달리며 고민한 건, 과연 내가 직장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살아갈 때도 나를 온전히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라는 의문과, 나중에라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직업이 사라졌을 때에도 그 사람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었다. 지금 내 생각은 당연히 예스다. 뭐 또 앞으로 달리다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Running challenge 하루에 4km씩 달리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