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와 날씨
Episode 17. 달리기와 날씨
이 글을 쓰는 지금, 도로 위에 눈이 꽤 쌓여있다. 오늘은 어찌나 나가기가 귀찮던지. 창문 밖으로 보이는 흔들리는 나뭇가지들만 봐도 저 멀리서 한기가 느껴졌다. “그래도 1km니까, 얼른 달리고 오자!” 하고 문 밖을 나서는데, 가루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후회했던 건 장갑을 끼지 않은 거였다. 추운 날 달릴 때 가장 버티기 힘들었던 건 상체도, 하체도 아닌 바로 시린 손등이었다. 그 뒤로 집에 있던 니트 장갑을 꺼내, 양쪽 손에 끼고 달리기 시작했다. ‘장갑’은 겨울철 러닝 필수템인 것 같다. 굳이 비싼걸 살 필요는 없고, 가벼운 니트 소재면 충분할 듯하다.
‘7분 44분’. 어제보다 1분이나 늘었다. 한 달 동안은 1km을 쉬지 않고 달리는 게 목표였지만,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게도 하루하루 달린 기록을 비교하게 된다. 그래도 달릴 때 부는 맞바람과, 내리는 싸락눈에도 무사히 달린 것에 의미를 두도록 해야겠다.
달리다 보면, 우리 몸 상태가 날씨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걸 몸으로 느끼게 된다. 날씨가 좋은 날엔 몸이 더 가볍게 느껴지고, 오늘처럼 날이 흐린 날엔 괜히 몸도 더 무겁게 느껴진다. 좀 더 달리다 보면, 날씨와는 상관없이 내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릴 수 있으려나. 얼른 달리기 좋은 날씨를 만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