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덜트
순수함 그 자체로 무장한 어린이시절을 지나 그 보물을 잃어버렸다.
사람관계를 보이는 그대로 솔직하게 바라보던, 혹은 솔직한 감정을 귀여움과 섞어 내뱉을 수 있었던, 물건자체도 재미나게 호기심을 가지고 바라보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고, 사람관계의 이면을 쓸데없이 파헤치고 의심한다. 물건과 사람에 대한 호기심도 분실되었다. 찾기 위한 키덜트가 되어 본다.
<인형>
어른이 되어 선물 받은 너지만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받았다.
움직일 수 없고 말을 걸 수 없는 무생명의 존재지만 영혼을 느낀다.
키덜트 주인의 마음으로 너를 대한다. 준사람의 순수한 마음을 떠올리며
내가 너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준 것 같다.
오동통하고 조용한 너지만 금방 뒤뚱뒤뚱 걸어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네가 나를 아이로 만든다. 서로 윈윈이네. 나는 너에게 영혼을 주고 너는 나에게 순수함을 주었다.
주거니, 받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