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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포쟁이 뚱냥조커 Sep 16. 2019

100일 글쓰기 후기-포기하면 그 순간이 시합 종료!

안 선생님... 작문이 하고 싶어요...


 농구... 좋아하시나요?

오늘은 오글오글한 망글 한번 써도 되는 날 같네요. 인터넷엔 흔히 밈이라 부르는, 수많은 재미난 짤방들과 명언들이 끝없이 생겨났다가 사라집니다. 그러나 때때로 무슨 인류의 고전이라 불리는 책처럼 사라지기를 거부하는 밈도 존재하죠. 이미 고전이 되어버린 농구만화 슬램덩크에서 북산팀의 감독 안 선생님정대만에게 말한 '포기하면 그 순간이 바로 시합 종료' 이 말도 종종 잊혀질 만하면 댓글로 다시 나타나곤 합니다.




그리고 이는 농구같은 스포츠 경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네 인생 자체도 마찬가지같네요. 네 누구나 계획을 세우죠. 러다가 현실이라는 괴물에게 쳐맞곤 하지만. 그래서 누구나 포기를 종종 떠올립니다. 그치만 정말로 포기하면 그 순간이 바로 작가로서 창작자로서 끝일지도.


왜 난데없이 저런 만화의 명언을 가져오냐구요? 글쎄요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 봤지만 결국 100일 연속 글쓰기라는 무모한 계획을 결국 성공시킨 자기 자신을 칭찬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합니다. 요새는 챌XXX 같은 앱으로 계획을 세우고 그걸 지키면 일종의 돈내기도 한다고 하던데 진작 알았으면 해볼걸 그랬네요. 뭐 물론 겨우 돈 몇푼 받자고 이런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건 바보같은 일이지만. 아마도 저는 역시 돈보다는  명예에 대한 관심이 많은 인간이라 미리 저런 앱을 알았다 해도 아마 돈때문에 눈이 흐려질까봐 안했을거 같기도 합니다


명예욕 하니까 스피노자가 떠오르네요. 네덜란드 유태인 집안 출신이지만 유태인 공동체에서 신을 모독했다며 파문당한 근대 철학자인 스피노자는 에티카 4부에서 명예욕에 대해 간결하지만 재치있고 강렬하게 서술한 적이 있었죠. 대충 번역서내용이 아마...




'모든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은 명예욕이다. 명예욕에 대해 비판하는 자조차도 그 비판하는 책에 자신의 이름을 써놓는다.' 라고 저는 기억했었는데 디테일이 조금 다르지만 핵심은 일치하네요. 명예욕이란 자신의 욕망에 다른 사람들이 맞춰주고 따라오길 바라는 욕망. 결국 제 장래희망인 작가는 그런 욕망의 연장선에서 당연한 욕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엔 그저 브런치 작가심사를 통과했다는 기쁨에 정말로 생각나는대로 대충 써보다가, 이왕 써보는 김에 드라마 작가들이나 기자들이 언론고시 보기 전에 꼭 해본다는 백일쓰기를 떠올렸습니다. 그래 머 그까이꺼 나도 해보면 되지 머 하고 처음 20일은 순조로웠지만, 그 뒤에는 아 오늘은 뭘 써야 하나 하고 매일매일 고통이었네요. 그래서 생각한 아이템이 철학책 하나를 천천히 완독하는 인문학 두쪽읽기 니체 였습니다. 처음엔 30편 정도 하면 대충 중요한 챕터 다 보겠지 했는데 생각보다 어라? 하면서 점점 다뤄보고 싶은 챕터와 만화가 많어지더라구요. 그러다가 점점 늘어져서 어어 하다가 결국 50편을 마무리 잡는걸로 최종계획을 해서 어찌어찌 달성했네요.


원래는 하루는 인문학 두쪽읽기 니체 하루는 좀 가벼운 음식이나 사진에세이, 자작시 이렇게 격일로 연재하고 70일 정도까진 무리없이 되었는데, 아 인문학 두쪽읽기 니체 이걸로 내 인생 최초의 완결성 있는 50편 연재글을 해봐야지 하다보니 좀 엉켜서 4일 연속 인문학 두쪽읽기만 쓰기도 해봤네요. 그때는 진짜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로지 글쓰기를 위해 책을 읽다보니 다른 책을 잘 읽지 못하는 불상사도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이제 100일 글쓰기 올해의 퀘스트도 달성했으니 다른 책도 읽고 머리도 식힐겸 ㅎㅎ 내일 올라갈 화욜 국밥부장관의 자주국밥 아무말대잔치3만 올리면 일주일 또는 이주일 쯤 쉴려고 합니다. 노잼에 되도않는 저의 만화철학 에세이를 그동안 읽어주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끝까지 다 정주행 하신 분은 아마 거의 드물겠지만 ㅎㅎ 읽어주시고 라이킷 구독 단 한번이라도 눌러주신 여러분 덕분에 제가 100일쓰기에 성공한 것 같습니다. 언젠가 이번에 쓴 글들 잘 다듬어서 책으로도 내는 날이 오기를! 물론 당장 다음달 브런치북 프로젝트부터 응모할거구요! 이제 그냥 줄글이 아닌 매거진으로 편집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항상 글이 그렇듯이 처음 쓰는 것보다 퇴고하는데 시간이 더 걸려야 더 나은 글이!


그러면, 모두 오늘도 월요일 고생많으셨습니다. 아마도 다음주나 다다음주엔 소설로 읽는 철학- 소피의 세계 책을 웹툰 덴마와 더불어 리뷰하는 글을 써볼까 생각중입니다. 감사합니다! 


P.S. 슬램덩크 만화 아직 안본 뇌 삽니다 ㅠ


여러분은 어느 캐릭터를 가장 좋아하나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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