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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포쟁이 뚱냥조커 Jul 17. 2024

황인찬 서시 학교를 안 갔어-시 읽는 쉬요일

너무나 매혹적인 훔치고픈 시들이 가득



오늘은 도서관의 시집들을 뒤적거리다가


간만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아니 덕통사고인가


황인찬은 그의 첫 시집인 구관조 씻기기 때부터


멋지 찬란한 우울을 잘 풀어낸다 생각했지만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이번 시집은 정말


벼락처럼 내 심장을 감전시키는 시들로 가득


달달한 과자들로 꽉 찬 선물박스같다






시집의 첫 시는 단 두 줄.


다소 심심하지만 마치 다른 책의 서문럼 읽힌다


그리고 이를 부정하며 두 번째 시와 바로 이어진다


마치 만화에서의 컷 배분 같은 연출...





바로 전 시에서 학교에서 보자고 해놓고


학교를 안가고 전철을 타고 시를 벗어나는 시인


다들 학교도 회사도 안 가지만 변명도 없다


기관사는 역마다 안내 방송을 하지만


거기에 대답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는 지하철.


마치 시인이 매번 시라는 편지를 보내지만


거기에 답장을 보내는 독자는 없는듯한 은유.




렇지만 시를 벗어난 시인은 다시 시를 쓴다...


왜일까


시인은 사람에게 할 말은 없지만


창밖의 건물과 강에 반사되는 빛을 보고서


그 빛의 반사를 자기가 보낸 시의


반짝거리는 답장으로 받아들여서가 아닐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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