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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포쟁이 뚱냥조커 Oct 04. 2024

봄의 반- 황인찬 시 읽는 쉬요일

반의 반의 반만 내가 너에게 봄이었기를 가을에 바란다













너의 작은 손아귀에 봄을 쥐어주고 싶었던 봄날


봄의 반의 반도 남겨주지 못하고 멀어진 어느 여름


여름이었?슬슬 그 마음도 미지근해지는 날씨


천변을 걷다가 네게 다 주지 못한 꽃과 마주친다


한숨을 삼키고서 그래도 또 천변을 걷는다


천변에는 봄이 영원히 이어진다던가


고양이 한 마리가 나무를 기어오른다


내가 마음에 품어두던 봄의 은유와는 무관하게


저 고독한 고양이를 흉내내볼까


조용히 나무에 손가락을 대어 봄을 끌어안는다


어디쯤일까 아직도 봄의 추억이 남아있나


치즈빛 고양이는 멀리 석양 속으로 걸 올라간다


가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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