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무튼 여름의 빈 시 습작
그 빈 여름의 자리와 별빛. / 이상하
청계천 산책길 다리 밑 그늘의 틈
청둥오리 하나 둘 앉았다가 떠납니다
저번 여름이었나 언젠가 봤었던 그 자리에 또
청둥오리 하나 둘 셋 물고기 물고서 날아갑니다
순간 그 빈 자리가
세계가 별빛으로 물들어갑니다
별도 다른 별빛을 반기듯이
세상이 잠시 환해집니다
별이 또다른 별과 충돌한다면 그건 일생의 단 한번
수천만 년 생을 다해서 단 하나의 별을 골라
별과 별이 포개집니다
찬란한 불꽃의 파열이 온 우주로 퍼집니다
그 빈자리의 별빛이 이제 옵니다 긴 기다림 끝에
수천만 년을 지나 지구의 우리의 가슴 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