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먹이는데 눈물은 왜 짠가
우리들의 일그러진 라면엄마 박화영 / 이상하
그 석박사들이 머리 맞댄 신라면의 사골 국물
그 가짜 짜장보다 달큰한 짜파게티의 거먼 빛
라면 수십종류 사와서 가출한 새끼들을 맥인다
니들은 나 없으면 누가 이렇게 밥 챙겼겠냐
그치만 요즘 애들에겐 라면은 밥이 아니었지
밥이 될 수 없는 끼니로 인정받고픈 엄마 박화영
불꽃을 열망한 나방도 엄마 나비가 되는 꿈 속
엄마에게 버려지고 학교를 그만두고
엄마로서 또 버려지고 살인누명까지 대신 받아도
엄마라는 꿈 자체는 포기못하는 생의 굴레
영화는 끝나고 스탭롤이 흐르지만
나는 너 없으면 어쩔 뻔, 살아갈 수 있을까
라면을 먹다가 짜게 식은 한 엄석대의 마음
눈물은 왜 짠가*
*함민복 시인의 산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