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먹어도 30년 타임머신 소시지의 맛
마법의 주문은 누구나 언제나 필요하지만
특히나 사랑을 원하지만 두려울 때 더 그러하다
열 살도 안 된 꼬마일 적 나의 첫사랑은 아마
라면조차 잊게 만든 기차에서의 두줄 소시지
처음 입에 넣자마자 한반도가 떨리던... 아니
우주가 두근거린 맛
사실 어른이 된 뒤로는 까맣게 잊고 있었지
스테이크니 족발이니 화려한 고기맛이 너무 많아
그렇지만 난 종종 그리웠지 저 두줄 소시지
일곱 살 적에 세상을 다 얻은 것만 같았던
입안에서 씹자마자 톡 터지면서 퍼지던 육즙
기차 타기 싫다고 울던 나를 웃음짓게 만든
거짓말같은 아스피린 맛의 진정제
마약김밥보다 마약같이 기분 좋아지는 명약
너무나 오랜만에 편의점에서 널 보았지
용기를 내볼까 마법의 주문을 외워보자
아브라 카다브라 케세라 세라
오래도록 외면했지만 용기 내서 널 뜯었지
뽀자작 입에 넣으니
난 타임머신을 언제 발명했던 걸까
삼십년만에 일곱 살 꼬마는 우주와 춤을 춘다네
다중 우주가 들썩거리다 다시 하나로 차분해진다
얼마만인가 지금 바로 차표를 알아볼까
아브라 카다브라 케세라 세라
리스본행 야간 기차를 타고 싶어진 기쁨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