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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포쟁이 뚱냥조커 Jul 26. 2019

시 습작-질투는 나의 힘 기형도 패러디연습

수많은 기형도 키드 중 하나였던 10년전 꼬마시인


질투는 나의 힘    /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려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절망은 나의 힘
-기형도 시인을 위하여         / 반백수 이상하


아주 오랜 탄식이 끝나고
힘이 빠진 다리는 맥없이 주저앉으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영화를 찍었으나
어리석게도 그토록 즐거운 망상만 많았구나
마님을 사모해 날마다 애태우던 돌쇠처럼
부질없는 꿈으로 밤낮을 보냈구나
나 가진 것 용기밖에 없어
너를 생각할때마다 젊음을 끌어안고
지긋이 입을 열어보았으나
그 누구도 끝까지 들어준 이조차 없으니
내 용기의 결과물은 절망뿐이로구나
그리하여 나는 나의 절망을 이 글에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듯이 인연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끝까지 내가 먼저 포기한 적 없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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