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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영화보다 드라마를 좋아합니다. 집중력이 짧은 탓 같아요. 2시간 넘게 한 자리에 앉아 스크린에 몰입하는 것보다는, 40분 내외의 에피소드를 여러 개로 나누어 보는 것이 제 성격에 더 맞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는 저에게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닌 소중한 취미가 되었습니다.
평소에는 바쁜 일상에 쫓겨 드라마를 보지 못하다가, 시간이 날 때 몰아서 정주행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마치 맛있는 음식을 아껴두었다가 한 번에 만끽하는 것처럼 말이죠. 이런 몰아보기의 매력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캐릭터들의 감정선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고, 복잡한 스토리라인도 놓치지 않고 따라갈 수 있거든요.
어제도 그런 날이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눈여겨보던 드라마를 드디어 시작했는데, 첫 화부터 너무 흥미로워서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한 화만 더, 한 화만 더”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새벽 2시가 되어 있었죠. 내일 일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음 화가 궁금해서 계속 보게 되는 것이 드라마의 마성입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느끼는 재미는 여러 가지입니다. 때로는 주인공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때로는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갈등에 몰입하기도 합니다. 주인공에게 과몰입해 같이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따라서 웃기도 하죠. 특히 잘 만들어진 드라마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삶에 대한 통찰을 주기도 합니다. 등장인물들의 선택과 그 결과를 보면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종종 어떤 드라마는 현실성이 없다며 안 좋은 이야기를 듣는 경우도 더러 있는데, 드라마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에서까지 더럽고 치사한 현실을 볼 이유가 있을까요. 드라마니까, 드라마틱한 거죠. 드라마는 제게 소중한 휴식이자 즐거움입니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고 다른 세계에 빠져드는 시간, 그것이 바로 제가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때로는 수면 시간을 희생해 가며 보게 되지만, 그 몰입의 순간들이 주는 만족감과 여운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그 시간들이 제게는 재미없는 일상 속 가장 재미있는 순간들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