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저는 부모님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였습니다. 큰 반항이나 비행 없이 착실하게 자라왔다면 자라왔다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엄격한 집안에 비해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저는 조금씩 작은 일탈을 저질렀죠.
"피어싱 해도 돼요?"라고 조심스럽게 물었을 때 돌아온 답은 단호한 "안 돼"였습니다. 며칠 후, 저는 귀에 반짝이는 작은 구멍을 뚫고 집에 돌아왔죠. 성인이 되어서는 코에도 반짝이는 것을 달아 놓았지만 이미 뚫린 구멍은 되돌릴 수 없었고, 저는 그렇게 제 몸에 대한 작은 자율권을 손에 쥐었습니다.
타투는 더 대담한 선택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아예 물어보지도 않았어요. 선타투 후뚜맞이라는 걸 아시나요. "얘가 누굴 닮아서 이래!" 어머니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합니다. 그래도 저는 제 피부 위에 새겨진 그 작은 그림이 좋았습니다. 그것은 제가 선택한 것이었으니까요.
태생적으로 술을 못하는 체질이지만 대학시절 젊음의 패기로 부어라 마셔라 했던 적도 있습니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전부 속을 게워내고 들어가면서는 멀쩡한 척을 했고, 통제적이었던 집안 분위기 상 일반적인 외박이 어려워 친구들과, 그리고 당시의 애인과 여행을 가거나 할 땐 학교 MT라고 둘러대었습니다. 거짓말쟁이의 기반이 견고히 다져졌죠.
돌이켜보면 이 모든 일탈들은 사실 거창한 반항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내 인생은 내가 선택하고 싶다"는 서툰 외침이었을 뿐이죠. 부모님의 울타리 안에서 안전하게 자라는 것도 좋았지만, 가끔은 그 울타리 밖의 세상이 궁금했습니다. 넘어지고 다칠 수도 있지만, 제 발로 걸어보고 싶었어요.
청개구리는 엄마 말을 거꾸로만 들어서 결국 후회하게 된다는 이야기로 끝나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어쩌면 청개구리는 자기 방식대로 세상을 배워가는 중이었던 건 아닐까요? 엄마의 말을 따르지 않아서 얻은 상처들도, 그것을 통해 배운 교훈들도 모두 제 것입니다.
저는 여전히 부모님을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제 선택을 존중하는 법도 배워가고 있습니다. 완벽하게 착한 자식은 아니지만, 제 인생을 살아가는 독립적인 녀석으로 말이죠.
결국 청개구리도 나름의 방식으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부모님께는 죄송하지만, 저는 이 작은 반항들이 저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줬다고 믿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