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도 균형이 필요해
ep1
얼마 만에 갖는 여유인지 모르겠다. 벌써 아이를 키운 지 100일이 지났다.
올해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나에게 정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일단 여유로웠던 시간이 사라졌다는 표현이 맞다, 조이와 매일 산책을 하고 커피 한잔을 하고도 낮잠을 자도 될 만큼
우리는 그렇게 늘 여유로이 지냈다. 아이가 태어나고부터는 잠시도 가만히 앉아있을 수가 없다.
아이가 4개월에 접어들면서 모든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미디어도 마음대로 볼 수가 없었다.
온 신경은 온통 이 작은 아이에게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조이도 챙기랴 아이도 챙기랴
가만히 앉아 글을 작성할 수가 없었다. 얼마나 나의 이야기가 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모쪼록 아이를 재웠고, 나는 여유로이 앉아 나만의 시간을 갖아본다
신기하게 여유가 생겼는데 할 수 있는 게 없다. 왜냐 벌써 잘 시간이기 때문이다…
육아는 정말 행복하지만 힘들기도 하고 결론적으로 행복이 더 큰 것 같다.
ep2
올해는 조이만 생각하면 슬프고 마음이 힘들어 자주 눈물이 났다.
올초 건강검진에서 심잡음이 나왔고 2차 병원에서 심장초음파 검사 후 심장병 진단을 받았다.
심장병 진단을 받고 몇 주 내내 슬픔에 잠겨 울기만 했다.
그때가 임신 6개월쯤이었고 온전히 슬퍼할 수도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괴로웠다.
뱃속에 아이가 있으니 나의 슬픈 감정이 전달될까 온전히 슬퍼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힘들었고 마음이 아팠다. 곧장 다니는 병원에서 앞으로의 조이건강에 대한 계획을 말씀해 주셨다.
사실 눈물을 훔치느라 아이를 낳기 전까지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기억이 가물하다..
아이가 태어나 나는 3 주내 내 조리원에 있어야 했고 조이를 볼 수 없었고 외출이 불가해 더욱 신경이 쓰였다.
아이를 만난다는 기쁨과 조이와 헤어져야 한다는 양면의 감정이 힘들게 했다.
조이가 아프지 않았다면 나는 괜찮았을까? 다시 만나 너무 행복했고 그동안 해주지 못했던 산책과 케어가 시작되었다.
잠시 너와 헤어짐에도 나는 내내 마음 졸이고 걱정이 앞섰는데 너와 영영 헤어진다는 것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겠다.
ep3
조이는 2주마다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있다.
심장뿐 아니라 나이가 들면 아픈 곳이 여기저기 생기기 마련인데 담낭에도 문제가 생겼다.
노화는 나에게만 오는 게 아니라 어쩌면 조이는 나보다 더 빠르게 시간이 흐르니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조이는 늘 건강했고 병원 갈 일이 없을 줄만 알았는데 잦은 병원과 요동치는 컨디션으로
자주 살펴보게 된다. 산책을 나가면 “어머 너 몇 살이니” “11살이요”라고 하면 다들 놀라실 만큼 누가 봐도 동안이다..ㅎㅎ
까만 코에 까만 눈 그리고 풍성한 모질까지..ㅎㅎㅎ 정말 완벽한 나의 강아지다!
그런 나의 강아지가 아프다는 게 믿기 지가 않다..
요즘에는 강아지와 아이를 키우는 단어로 애개육아라 부르는데 애개육아는 쉽지 않다는 걸 느낀다.
아이를 안고 조이 병원을 다니며 “엄마는 강하다”라고 외칠 때가 많다.
아이는 때가 되면 배고파 분유를 찾고 조이는 지속적인 케어가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어쩔 때는 병원에서 나를 보며 “조이언니 정말 대단해요 아이와 강아지 키우는 게 쉽지 않거든요”
조이는 나에게 둘도 없는 가족이고 나의 전부이기에 나는 이 모든 걸 놓을 수가 없다.
아이도 소중하고 조이는 더없이 소중하기에 내가 조금 더 고생하면 된다.
아이에게 신경을 조금 더 쓰느라 조이에게 관심이 줄었지만 이런 나를 온전히 기다려주고
시샘 한번 하지 않는 착한 나의 조이..
때로는 이 모든 걸 잘 해내려고 노력하다 보면 머리에 과부하가 올 때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마음의 균형을 잘 지켜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마음이 가장 중요한데 나의 마음을 돌볼 시간이 없다 어쩌면 내 마음이 먼저라는 생각,
나를 먼저 돌보는 연습을 해야겠다. 힘이 들더라도 말이다.
ep4
온전히 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조이가 아기 유모차 아래에 있다.
나는 아직도 엄마가 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매번 둘이서 하던 산책에 아이가 함께하고 조이가 함께하고 여전히 행복하다.
어쩌면 나의 행복은 두 배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신기하게 웃을 일이 많아졌다. 아이가 커가면서 아이의 행동이 신기하고 모성애가 이런 거구나..
아이를 보면 내가 부모가 되었구나 하고 실감할 때가 많다.
나도 엄마가 처음이지만 아이도 이 세상은 처음일 테니 나를 믿고 잘 따라올 수 있도록
내가 좋은 엄마가 되어야지 생각뿐이다.
조이는 아이랑 정말 잘 지낸다. 아이랑 같이 눕기도 하고 아이 옆에서 자기도 하고
함께 자란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행복을 눈으로 볼 수 있다면 이런 것인가? 싶은 나날들
더없이 행복해서 때론 이 행복이 깨질까 두렵기도 하다.
ep5
12월 벌써 한 해가 끝이 났다. 조이는 두 번째 심장초음파를 진행했고 결과를 기다리는 내내 피가 말랐다.
아니나 다를까 심장은 조금 더 진행되었다. 심장병에도 단계가 있다. 제일 마지막 단계를 앞두고
중간 단계까지 와버렸다 나는 오늘 한번 더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매일이 같은 루틴으로 사는 조이인데 왜 네가 아파야 할까..
자고 있는 너를 보자니 마음이 무너진다… 우리의 시간은 얼마나 남은 걸까..?
조이를 10년 넘게 본 수의사선생님은 진행은 되었지만 조이언니 아직은 너무 걱정할 단계가 아니라고 나를 토닥인다.
오늘도 눈물을 흘리며 약을 먹으면 유지를 할 수 있는지 ,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물어본다.
심장병은 무서운 병이라는 것을 또 한 번 느낀다.. 해줄 수 있는 건 강심제라는 약을 먹여 심장의 펌프를 더 강력하게 해 주는 것이다.
조이에게 너무 미안하다 그냥 다 나 때문인 것 같아서..
올해는 조이 병원을 데리고 다니다 한 해가 다 지났다. 물론 결과가 좋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벌써부터 내년이 두렵다.
ep6
나는 정말 겁이 많고 걱정을 많이 하는 사람이다.
어떤 장소를 가기 전에도 검색을 여러 번 하고 길 찾기를 하고 더블체크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 모든 건 걱정이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실수가 없어서 좋다.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생기면 그때부터 마음의 불안이 생기는 것 같다.
마음은 이렇게 정교하고 세심해 조금만 어긋나도 병이 나는 것 같다.
그래서 마음에도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루는 강아지와 아기를 키울 때 균형 있게 육아하려면 어떻게 해?라고 지피티에서 물었던 적이 있다.
아주 상세하게 해결책까지 알려주었다. 그래서 내 마음이 해소가 되었을까? 싶지만
마음이라는 건 그렇게 쉽게 해결이 나지 않는다. 마음이라는 건 참 복잡한 것 같다.
ep7
스스로 평정심을 갖으려고 노력하고 늘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마음도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육아를 하다 보면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너도 이 세상에 태어나 크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니라고 이야기하면 하나도 힘들지가 않았다.
신기하게 늘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었다. 물론 아직 아이가 어리니 편한 단계라 생각하실 수도 있다.
앞으로 더 힘든 육아가 기다리고 있으니:- 그렇지만 상관없다. 나는 늘 그렇듯 너를 더 꽉 안아줄 테니
육아도 마음도 모두 생각차이인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리고 실천하느냐 차이인 것 같다.
ep8
오랜만에 글을 적어 내려가면서 나의 한 해는 힘들기도 했지만 행복으로 가득 채우는 한 해였다.
세 가족에서 네 가족으로 조이와 아이와 남편과 보내는 하루하루는 더없이 소중하다.
달라진 것은 완전한 가족이 되었다는 것이다. 나의 소원이라고 하면 조이가 건강해지는 것,
난 언제나 너의 옆을 지킬 테지만 머무는 동안 아프지 않았으면 한다.. 언니는 최선을 다할 거야!
그리고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 해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내년에는 조금 더 풍요롭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모두 메리크리스마스! 어쩌다 보니 크리스마스에 쓰는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