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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배 Zoe Apr 20. 2023

부자는 진정한 부자에 대해 뭐라고 말할까?

Andrea는 공장을 소유하고 있다.

안드레아는 태즈메이니아에서 종종 일하러 갔던 공장의 Boss였다. 안드레아는 나에게 "보스를 만나본 적이 있니?" 같은 장난 섞인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었다. 공장에서 일하는 뚱한 표정의 워커를 발견할 때면 Keep Smiling을 외치곤 했다.


그래서 손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안드레아는 나와 같은 긍정왕이다. 그러니 호주의 소크라테스를 자처한 나는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하듯 안드레아에게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나는 이 질문을 하기 전 이미 대부분을 다른 친구에게 배웠지만 그래도 사람마다 다른 행복에 대한 해석이 궁금했다. 안드레아는 나이가 지긋한 할아버지니 어쩐지 멋진 답변을 줄 것도 같았다.


안드레아는 중국의 오랜 속담 중에 이런 말이 있다고 했다.

The wealthy man is the man who knows he has enough.

찾아보니 노자의 말이다.


지족상락(知足常樂). 만족을 아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란 뜻이다.


안드레아는 3명의 자녀들과 7명의 손자손녀가 있다. 집에는 정성 들여 가꾸는 정원이 있었고, 공장에는 20년, 14년, 7년을 일해준 바네사, 헤이미쉬, 키리, 그리고 자신을 위해 일해주는 로라가 있다고 했다.


로라는 안드레아의 Step-daughter이다. 안드레아의 전 부인이 재가해서 얻은 딸이다. 로라는 그 공장에서 매니저처럼 일을 했다. 전반적인 시스템을 아우르고 담당하는 느낌이었다. 내가 그 공장에 첫 출근 했을 때 공장에 대한 설명을 담당한 건 로라였다. 안드레아는 처음 만난 날 로라를 딸이라고 소개했는데 이걸 듣고 나를 포함한 하루, 이틀 거쳐가는 워커들은 그게 농담인지 진실인지 헷갈려했다. 나는 안드레아에게 듣고 로라에게 확인받아 사실 검증을 마쳤지만 몇 개월 동안 그 공장에서 매일 일한 다른 워커는 그걸 몰랐다고 했을 정도였으니.


로라에게 나는 안드레아에게 행복에 대해 물었다고 말했다. 로라는 확실히 안드레아는 행복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안드레아의 긍정이 로라의 사춘기 시절에는 와닿지 않았다고 했다. 반항하고 싶은데 자꾸 좋게 생각하라고 말하는 게 고깝게 들렸던 거다.


사춘기를 지난 지금의 로라는 그 긍정을 완전히 이해한 것처럼 보였다. 로라는 대학을 무사히 졸업하고, 관련된 일을 하다가 안드레아의 요청을 받고 안드레아의 공장에 와서 일하는 중이었다. 피앙세와 함께 살며 주말이면 친구를 초대해서 놀고, 펍에 가서 보드게임을 하기도 하고,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 빈티지 샵에 가는 걸 좋아했으며, 꾸준히 건강을 위한 운동을 하고, 더운 날엔 해변에 가서 시간을 보내면서 산다.


나는 그런 로라가 어쩌면 평범하게 행복한 평균의 호주사람처럼 느껴졌다. 일하는 동안 열심히 했고, 일이 끝난 삶은 평온하고 즐거웠다. 안드레아의 말처럼 가진 것에 충분히 행복한 삶을 누리는 거였다.


호주에서 나는 평화를 경험한 걸 가장 큰 수확으로 생각한다. 행복을 이루는 많은 요소 중에 꾸준히 유지되는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생각했다. 태즈메이니아의 대자연은 특히 더 그 평화를 유지하기에 제격이었다. 인구의 밀집도도 얼마나 낮은지 로라는 해변에 자신들을 제외한 한 사람만 있어도 사람이 많다며 다른 해변을 찾는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대자연이 없다고 우리가 평화로울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행복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안드레아의 말을 잊지 말아야겠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가지지 못한 광활한 대자연을 탐내고 부러워하는 순간 행복은 멀리 도망쳐 버린다.


대신 알몸으로 태어났던 우리를 기억하면 된다. 우리가 정말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가?

이 노을은 그러면 누구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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