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에 글을 올리고 싶었던 것이 이번 주는 하루 늦어졌다. 대학시절 가졌던 친목 모임 하나가 있었다. 그 모임은 내가 들어가기 전, 화목하게 지내자는 의미로 화요일과 목요일마다 모였다고 했다. 그래서 어쩐지 내게 화요일과 목요일은 그런 정다운 기운을 가지고 있다. 그 덕에 나는 목요일마다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제는 글을 쓸 여력이 없었다. 어제는 오랜만에 일기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잠에 들었다. 아마도 어제부터 나는 상실의 기운을 강력히 느끼고 있었는지 모른다.
오늘은 한국 친구와 함께 하는 마지막 근무일이었다. 낯선 나라의 낯선 직장에서 같은 국적에다 같은 언어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그 친구가 영어도 굉장히 유창하게 하는 덕에, 잘 배워둔 일을 내게 알려주었고 나는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나도 물론 그 친구를 돕고 싶은 마음에 남에게는 잘 털어놓지 않는 속마음까지 꺼내면서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그 친구가 오해하고 있는 부분 몇 가지가 있기는 하다. 나는 그 친구가 없어도 아마 잘 지내긴 했을 거다. 나는 적응력과 생존력이 굉장히 뛰어난 사람이다. 험한 상황에 던져져 왔던 숱한 과거로 알게 됐다. 그렇지만 그 친구는 자꾸 혼자 남겨질 나를 걱정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나를 분리해 적응시키려는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조금 난감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그 의도를 알기에 고마운 것은 분명했다.
그래도 함께 더 즐거운 시간을 보냈더라면 좋았을 텐데. 나는 그걸 알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해보지 못한 것, 하지 못한 말은 영영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이별의 인사를 건네지 못해 우물쭈물 곁을 맴도는 것을 알면서도 못내 모르는 척하며 오늘을 보냈다. 나는 이미 여러 번 감사 인사를 건네었기에 나보다 그 친구가 더 아쉬워할 거란 걸 짐작했다. 끝내 인사를 하지 못하고 가는 것을 보며, 이 기억으로 입안에서 맴돈 채로 남겨둔 그 말을 다음 번엔 남기지 않고 건넬 수 있게 되기를 바랐다.
그리고는 헤어지고 오는 길이 얼마나 먹먹하던지. 인사를 건네지 못한 아쉬운 마음이 아니라 정말 끝이라는 마음에 찡해졌다. 이별의 인사보다 더 하고 싶었던 말을 미리 해두었기 때문에 나는 그 친구를 마음 편히 보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도 이별은 조금 힘이 든다. 이렇게 헤어지고 나면 내 삶을 열심히 살아내느라 연락은 소원하고, 또 그런대로 남은 삶을 즐겁게 살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별이 어려운 이유를 아직은 잘 모르겠다.
이렇게 보낼 친구들이 앞으로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더 가슴이 아린 것도 같다. 아직 가지지 못한 이들을 벌써 잃은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이유는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