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 TV(AirTV)가 코드커팅을 가져오게 될까? 그건 뭔데?
인터넷 TV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글을 몇 번 남겼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시기도 했고요.
근데 인터넷 TV가 뭐야?라고 물어보실 수 있는데요.
간단하게 제가 만든 정의는
인터넷 TV 란? 어떤 인터넷 망에서도 독립적으로 실시간 TV/VOD를 볼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한국에서도 망에 상관없이 가입하고, 시청할 수 있는 플랫폼은 옥수수(oksusu), 티빙(TVing), 푹(Pooq) 등이 있습니다. 티빙, 폭은 멀티 플랫폼을 지원하기 때문에 가장 인터넷 TV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지요. 물론 티빙 은 CJ 계열이 메인이고, 푹은 지상파 연합이라 지상파만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한계는 존재합니다.
최근 가장 놀라왔던 뉴스는 미국 위성 TV에서 잘 버티고 있던 디쉬 네트워크(Dish Network)가 많은 가입자를 잃었던 사건인데요. 28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잃었었습니다.
처음 보시는 분들이 어려울지 몰라서 하나씩 설명드리면,
디쉬는 한국의 스카이 라이프와 같은 위성방송 서비스입니다. 미국에서 13백만 정도의 가입자(가구수 기준)가 있고 2위 사업자입니다. 1위는 디렉 TV(DirecTV)이고요.
디쉬는 위성서비스는 원래 인터넷 망을 제공할 수 없어서, 인터넷 사업자와 파트너십을 통해 공동 프로모션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미국의 망사업자들이 유료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결과적으로 위성 TV라는 서비스의 미래가 밝지 않다고 내부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1위 사업자인 디렉 TV의 경우는 다행히 인터넷 사업자이자 통신사업자(Telco)인 AT&T가 인수를 해줘서 그런 걱정은 없게 되었지만요.
슬링 TV는 디쉬가 작년(2015년 1월) 라스베이거스 시이에스(CES - Consumer Electronic Show)에서 발표한 프리미엄 케이블 채널(ESPN, Discovery, AMC, TNT, CNN, TBS 등)들을 월 $19.99만 지불하면 모바일, 스마트 TV, 게임 콘솔, 애플(Apple) TV 등에서 볼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미국은 유료방송을 시청하는데 월평균 $80 정도를 가정마다 지불하고 있는데 반해, 슬링 TV의 가격은 상당히 저렴하여 유료방송을 해지할 수 있게 한다는 Cord-Cutting (케이블선을 자르는)을 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나요? 가입자들은 80만 명 선입니다.
장점은 고객 친화적인 UX로 즐길 수 있다는 점. 채널 추천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슬링 TV 출시 후,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 뷰(Playstation Vue - 이하 뷰)라는 서비스를 론칭하여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자신들의 게임 콘솔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 iOS 뿐만 아니라 아마존의 파이어 TV(FireTV)도 지원합니다.
지상파가 포함된 패키지로 경쟁력이 있습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전역에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가입자는 20만 명 수준이지만, 미국에서 콘솔 게임기 판매 1위인 소니라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또한, 광 통신 사업자 SFN(Southern Fiber Net)도 SFN TV Now라는 인터넷 TV 서비스를 론칭했고 가입자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OTT사업자이면서 지상파의 출자로 만들어진 우리나라의 푹과 흡사한 훌루(Hulu)도 연말 혹은 내년 초에 Internet TV(인터넷 망에 상관없이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있는 서비스) 서비스를 론칭한다고 발표했고 유튜브(Youtube)도 언플러그드(Unplugged)라는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론칭하겠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이야기로 돌아와서 저렇게 많은 경쟁자들이 준비하고 혹은 뛰어든 시장에서 슬링 TV는 실시간 방송 중에 지상파를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시간이 지날수록 부각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 아이디어를 내게 되는데, 사실 슬링 TV의 슬링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독특한 기기가 있었는데요. 슬링 박스라는 기기입니다.
이 기기는 집에서 케이블, 위성 셋톱을 연결해 두면 외부에서 슬링박스 기기를 통해 사용자가 가입한 채널을 외부에서 볼 수 있는데요. 제가 한국에 있지만 해외 방송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제 동료가 저에게 준 슬링박스 계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런 슬링을 디쉬가 인수하여 슬링박스 기술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고요.
그 브랜드를 계승하여 슬링 TV라는 서비스를 론칭했던 것입니다.
지상파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슬링 TV에게 지상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설루션을 고민하다가 AirTV라는 셋탑박스를 내놓게 됩니다.
AirTV라는$149짜리 STB를 구매하면, 영구적으로 집 밖에서 슬링 TV 앱에서 심지어 슬링 TV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지상파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게 됩니다.
앞서 이야기드렸던 슬링박스 기술을 통해서 말이죠. AirTV는 지상파 수신이 가능한 안테나를 달 수 있는 셋탑박스입니다. 실내 안테나를 달면 지상파를 수신이 가능해지는데 그걸 AirTV가 실시간으로 인코딩을 해서 (슬링 박스 기술로) 사용자의 모바일 기기에 뿌려지게 되는 것이지요.
슬링 TV를 가입하고 AirTV까지 구매를 하면 월 $19.99에 완벽한 TV 방송 시청 환경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월 2만 원에 인터넷을 통해서 실시간 방송을 시청하게 되는데, 초기 투자비가 15만 원 정도 드는 것이죠.
이 AirTV는 단순히 지상파 수신만 할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넷플릭스, 아마존, 훌루와 같은 미국의 대표적인 OTT (Over The Top - 인터넷을 통해 영상을 전송하는) 서비스들도 내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향후에 디쉬의 이 결정이 시장애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는 같이 지켜보시지요.
성장의 길로 인도하는 서비스가 될 것인지, 오히려 자신들의 가입자를 갉아먹는 서비스가 될 것인지.
이런 행보는 국내 사업자들에게도 귀추가 주목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