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쏘냥이 Apr 17. 2020

알쓸신클-뇌가 섹시해지는 클래식 041

음악 용어 - 음이름과 계이름

바이올리니스트, 비올리스트 겸 칼럼니스트 박소현이 선보이는 브런치 매거진!

클래식이 먼나라 이야기처럼 생각되는 당신!

공연도 가고 싶고, 즐기고도 싶은데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모르는 그대!!


'알쓸신클'을 읽다보면 어느새 클래식을 사랑하는 당신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섹시한 클래식 뇌를 갖기 위한 칼럼

''고나면

''데 많은

''나는

''래식,

오늘은 '음이름'과 '계이름'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피아노 건반과 함께 비교해보는 음이름과 계이름



음이름은 뭐고 계이름은 뭘까요?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도레미파솔라시도'는 음이름일까요? 아니면 계이름일까요?

이 '도레미파솔라시도'는 어디서 나온 말일까요?


흔히 '음이름'은 음높이에 따라 붙은 음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튜닝을 할 대 기준음이 되는 음이자 '표준 음고'라 표현하는 '라'음이 440-443헤르츠 사이의 주파수를 가지고 있는데요. 이 '라'는 조표가 어떤 것이 붙든, 음계가 어떤 것이든 상관없이 '라'음으로 부르는 것이 바로 '음이름'으로서 이 음을 '라'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 라의 바로 위 음이 시, 그 위의 음이 도... 이렇게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음의 일정한 간격에 따라 차례로 부르는 것이 '음이름을 부르는 것'이며, 영어로는 'Musical Key'나 "Key Signature', 독어로는 'Tonbezeichnung'이라 부릅니다.



음의 주파수에 따른 '도레미파솔라시도'



'계이름'은 영어로 'Tonic Sol-fa', 독어로는 'Solfeggisten'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음계의 '으뜸음', 즉 첫 음을 '도'로 부르고, 그 음에서부터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쌓아가며 부르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으뜸음이 음이름 '도' 자리에서 시작하느냐, '라' 자리에서 시작하느냐, 아니면 '솔'자리에서 시작하느냐에 따라 계이름이 가리키는 음의 높낮이는 모두 달라지는 것입니다.


음이름이 절대적이라면 계이름은 음계에 '샾 (#)'이나 '플랫 (b)'이 몇개가 붙느냐, 장조냐 단조냐에 따라 상대적으로 자리가 바뀌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이 '도레미파솔라시도'의 단어는 언제, 어디에서부터 쓰이기 시작했을까요?



귀도 다레초의 초상 [출처: 위키페디아]



'알쓸신클' 22번째 시간이었던 '오선이야기 - 음악 기보의 역사 4 (https://brunch.co.kr/@zoiworld/83)'에서 다뤘던 '4선보'의 주인공, '귀도 다레초 (Guido d'Arezzo, 991?-1003?)'는 6월 24일에 있는 '성 요한 축일'을 준비하던 중, 성가대가 첫 음을 잡거나 연습을 할 때 난항을 겪는 것을 보고 고민에 휩싸이게 됩니다.

그 때 준비하던 찬송가 '성 요한 찬가' 1절의 첫 여섯 구절의 음이 각각 다르다는 것을 기억해 내 그 구절 속 가사의 첫 음절로 음을 잡을 수 있도록 음이름을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https://youtu.be/nK0CE5dIxCc

성 요한 찬가 [출처: 유튜브]



세례 요한에게 바치는 찬미가인 '성 요한 찬가 (Hymnus in Iohannes)'는 첫 가사를 따 '당신의 종들이 (Ut quant laxis)'라고도 불리는 찬송가입니다. 가사의 기원이 된 시는 수도자이자 역사가였던 '파울루스 디아코누스 (Paulus Diaconus, 720?-800?)'의 시였으며, 멜로디를 누가 작곡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성 요한 찬가의 1절은 아래와 같이 7개의 구절로 이뤄져 있습니다.


Ut quant laxis 
Resonare fibris 
Mira gestorum
Famuli tuorum
Solve pollut
Labbi re atum
Sancte Iohannes


귀도 다레초가 살았던 시절에는 7번째 음인 '시'가 없었기에, 귀도 다레초는 이 음절의 첫 음들의 이름을 따 '웃트 (Ut)', '레 (Re)', '미 (Mi)', '파 (Fa)', '솔 (Sol/So)', '라 (La)' 라는 음이름을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오선 악보에 그려넣은 성 요한 찬가와 가사



세월이 흘러 17세기, 마침내 7음이 성립되었으며, 이탈리아 음악학자 '조반니 바티스타 도니 (Giovanni Battista Doni, 1595-1647)'는 이 7번째 음에 성 요한 찬가의 7번째 구절의 '상테 (Sancte)'의 첫 음 'S'와 '요하네스 (Iohannes)'의 첫 음 'i'를 더하여 '시 (Si)'란 음이름을 붙였습니다. 또 첫 음 '웃트 (Ut)'의 발음이 다른 음이름들에 비하여 발음학가 어렵기 때문에 '도 (Do)'라는 이름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또 후에 '시' 음을 '티 (ti)'로 바꿔서 부르는 언어권들도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죠반니 바티스타 도니 [출처: 구글 이미지]



각 음이름들은 '성 요한 찬가'에서 이름을 따왔기에, 각각 성스러운 라틴어 단어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해서, ~하기 위하여'란 뜻의 '웃트 (Ut)'에서 '도 (Do)'로 바뀐 첫 음은 하느님을 뜻하는 '도미누스 (Dominus)'의 첫 음절을 사용한 것입니다.

'레 (Re)'는 울림, 메아리치다, 하나님의 음성을 뜻하는 '레소나레 (Resonare, 영어로는 Resonance)'를,

'미 (Mi)'는 기적을 의미하는 '미라 (Mira, 영 Miracle)',

'파 (Fa)'는 가족, 제자인 '파물리 (Famuli, 영 Family)',

'솔 (Sol)'은 풀다, 해결하다, 구원하다, 속죄하단 뜻의 '솔베 (Solve, 영 Solution)'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또 '라 (La)'는 입술, 사도 등을 뜻하는 '랍비 (Labii, 영 Lip)',

그리고 마지막 '시 (Si)'는 신성한/거룩한/엄숙한 성 요한을 뜻하는 '상테 요하네스 (Sancte Iohannes, 영 Saint John)'를 의미합니다.



귀도식 기보법으로 쓰여진 '성 요한 찬가' [출처: Corpus Christi Watershed]



이렇게 탄생한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 다음 시간에는 여러 국가에서 다양하게 불려지고 있는 이 음이름들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다른 칼럼들과 연주 일정, 레슨 등은 www.soipark.net 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알쓸신클-뇌가 섹시해지는 클래식 04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