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에티켓 - 박수를 언제 쳐야하죠?
바이올리니스트, 비올리스트 겸 칼럼니스트 박소현이 선보이는 브런치 매거진!
클래식이 먼나라 이야기처럼 생각되는 당신!
공연도 가고 싶고, 즐기고도 싶은데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모르는 그대!!
'알쓸신클'을 읽다보면 어느새 클래식을 사랑하는 당신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섹시한 클래식 뇌를 갖기 위한 칼럼
'알'고나면
'쓸'데 많은
'신'나는
'클'래식,
오늘은 공연장을 갔을 때, 가장 큰 난제(!!)인 '박수를 언제 쳐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물론!
음악회를 가기 전에 미리 그 공연에서 연주될 곡들을 들어보고, 익혀서 가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언제나 예습을 하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이 때는 '알쓸신클' 34번째 시간 (https://brunch.co.kr/@zoiworld/112)에서 다뤘던 프로그램 노트를 잘 활용해보면 좋답니다.
관객들이 클래식 공연에서 박수치는 타이밍을 헷갈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악장과 악장 사이에는 박수를 치지 않는 것이 관례이고, 각 작품마다 악장의 수가 모두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떤 작품은 단악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고, 어떤 곡은 3개의 악장, 또 다른 어떤 곡은 7개의 악장이나 더 많은 악장으로 이뤄져 있기도 합니다.
또 어떤 음악가들은 감동받은 관객들이 악장이 끝난 중간에 박수를 치는 것에 감사하고 즐기는 반면, 어떤 연주자들은 음악 전체의 몰입도를 깨는 것이라 생각하여 매우 불편해하죠.
다른 관객들 역시 '아~ 이 사람은 이 악장에 완전히 감동을 받았구나!'라고 이해하는 경우가 있지만, 또 어떤 관객들은 '여긴 박수치는 타이밍이 아니라고~!!왜!!!'라며 불쾌감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건 좀 과한 행동이긴 하지만요.
박수를 치는 타이밍은 사실, 남들이 박수를 치기 시작하고 2-3초 있다가 시작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약간 눈치 게임처럼요.
혹여나 박수를 치는 타이밍이 아닌 경우는 우월감에 쳐다봐도 되는 것이고, 박수를 치는 타이밍이었을 때는 혼자 감명 받아서 조금 늦게 치기 시작한 것처럼 연기할 수 있으니까요..ㅎㅎ
하지만 누구나 그렇게 눈치 게임만 하다 보면, 박수를 영원히 치지 못하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될 수도 있으니, 박수치는 타이밍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2가지 방법을 더 알려드리겠습니다.
첫째로, 위에서도 잠깐 언급하였듯, 프로그램 노트나 전단지에 있는 곡의 순서를 보시면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프로그램 노트를 자세히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전단지에는 대부분 한장짜리 A4사이즈의 전단지 안에 음악회에 대한 모든 정보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짧게 곡명만 들어가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에 반해 프로그램 노트 안의 순서지에는 각 곡명 뿐만 아니라 각 곡 속의 악장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프로그램 노트를 살짝만 미리 본다면 곡에 대한 설명과 함께 각 악장의 수도 알게 될 것이고, 박수치는 타이밍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겠죠?
문제는, 악장과 악장 사이가 '아타카 (Attaca)'라고 하여, 쉬지 않고 연결되어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악장이 모두 끝나도 박수를 치지 못하는 어색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하죠.
그래서 마지막 방법은 바로 연주자의 행동과 표정을 살피는 것입니다.
연주자들은 곡이 끝날 때 악기를 내리거나, 피아노의 경우엔 손을 내리거나, 성악의 경우엔 올리고 있던 손을 내리는 등의 액션을 취합니다. 또 인사를 하기 위해 자세를 풀고 관객을 쳐다보죠.
네, 그렇습니다. 이 순간이 바로 박수를 쳐야 하는 순간입니다.
물론 박수를 치는 타이밍이라는 것이 100% 법으로 규정이 되어 있다거나, 그렇게 하지 않으면 퇴장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른 관객들과 함께 음악을 즐기기 위한 배려라고 생각하면, 그리고 이렇게 박수에 대한 '노이로제 (?!)'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더욱 편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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