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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e Park Feb 14. 2019

유시민,『국가란 무엇인가』

그가 바라본 국가에서부터 내게 다가온 국가의 의미까지

유시민,『국가란 무엇인가』

2011년 출간되었던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 책이 2017년 개정되어 출판되었다. 개정 신판이 되어 서점의 진열대에 있는 책을 보고 유시민이라는 작가가 나에게 주는 개인적인 호감으로 책에 눈길이 갔지만, 그의 많은 책 중에서 이 책을 집어 든 것은 제목이 주는 흥미로움 때문이었다. 이 글에서 내가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는 책의 내용의 타당성이라던지 작가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평가가 아니다.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으면서, 읽고 난 후 느꼈던 나의 개인적인 감정과 생각에 대해서 나누고자 한다.



#1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생각해 보지 못한 영역의 질문이었다.


국가가 지닌 힘의 원천이 물리적 폭력이며
오로지 국가만이 폭력을 합법적이고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다는 생각 역시 마찬가지로 널리 받아들여졌다


 책 표지의 질문에서부터 들었던 낯선 감정은 책장을 넘긴 지 얼마 가지 않아 위의 대목에서 또 한 번 느껴졌다. 폭력이 개인에게는 도덕적이지 못하며, 합법적이지 못하지만 국가라는 이름 아래 합법적이고 정당하게 행사된다는 문장이 낯설게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그것은 내가 느끼지도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이 사실을 돌아보며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국가'에 대해서 진정으로 국가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


#2

역사 속에서 많은 철학자들과 정치인들을 통해서 다양한 '국가론'이 세워졌다. 그 속에서 국가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신적인 존재'도 되었다가 국민의 삶에 최소한의 개입을 하고 '국민의 자유를 보장하는 존재'도 되었다. 역사를 지나오면서 변화하는 것은 국가라는 존재가 아닌 그 국가를 바라보는 시선이며 생각이다. 그 시선과 생각은 그 당시의 사회를 반영하며 끊임없이 변화했다.

사회주의 국가론 중 마르크스 주의

이 책에는 역사 속의 다양한 국가론이 소개되어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역사 속에서 그 국가론이 독재나 사회주의로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작가의 목적은 그 국가론이 옳다 잘못된 생각이다 비난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 문장 속에도 작가의 개인적인 생각이 담겨 있겠지만 다양한 국가론을 옳고 그름의 잣대가 아닌 그 국가론이 가지는 의미를 찾고 그것을 만들고 이어나간 철학자와 정치인의 의의나 사회적 배경을 살펴보며 그 가치를 통찰하고 탐구했다.


#3

지극히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이다. 나는 정치에 대해서 잘 모른다. 정확히 말하자면 관심을 두지 않았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20대를 지나오면서 정치란 머리 아프고 나와는 상관없는 일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한 나에게도 최근의 여러 가지 정치적 이슈를 지나오면서 정치에 있어서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이 생겨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태극기를 흔들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눈을 찌푸리고, 빨간 넥타이를 매고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비난하고 있었다. 적극적으로 나의 정치적인 생각을 펼치지는 않았지만 많은 부분이 이렇게 옳고 그름으로 구분 지어져 가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생각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을 보며 나와 다른 사상과 생각을 가진 사람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과 사상에 대해서 누구보다 더 자세하게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많은 영역이 그러하겠지만 이 세상은 흑과 백의 논리로 옳다 그르다를 따질 수 없는 것이 너무나도 많다. 이 단순하고 당연해 보이는 것이 '정치 색'을 입으면 가려지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렇기에 나 또한 이분법적 사고를 지양하고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으로 보려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

그는 책 말미에서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드러낸다. 자신을 '진보적 자유주의자'로 규명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국가란 무엇이며 그 방향으로 가기 위해 국가가 국민이 해야 하는 일을 분명하게 전하고 있다. 어떠한 훌륭한 지도자도 정의를 실현하는 국가를 만들지 못하며, 뛰어난 개인도 혼자 힘으로는 그 이상을 이룰 수 없다고 말한다.

훌륭한 국가를 만드는 것은 주권자인 시민들이다.
어떤 시민인가? 자신이 민주공화국 주권자라는 사실에 대해서
대통령이 된 것과 똑같은 무게의 자부심을 느끼는 시민이다.


앞서 언급했던 내용과 같이 국가는 합법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집단이다. 그러므로, 그 국가의 가장 앞에 서서 권력을 부여받는 지도자는 일반 사람들보다 더 높은 도덕성을 지녀야 한다. 지도자를 포함한 직업으로 정치를 삼은 많은 사람들도 그러하다. 그들이 도덕적으로 바로 서지 못하면 합법적인 폭력이 자신들이 지켜야 할 국민들을 향해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멀리 가지 않아도 우리는 이러한 사례를 우리나라의 역사를 통해서 지나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집회 (출처 위키피디아)

국가의 지도자와 나라를 이끌어가는 정치인의 덕목과 추구해야 할 가치관은 중요하다. 그러므로, 국민으로서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여 그러한 지도자를 선발하고 지켜보며 경계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을 단순히 지도자의 몫으로만 남긴 채 발전을 위한 비판이 아닌 감정적인 비난으로 다가가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책을 모든 내용을 이해했다고 말하기 힘들다. 내가 잘못 이해한 부분도 있을 수 있고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간 부분도 있다. 이 책을 읽고 얻은 것은 정치와 관련된 지식이 아니라 국가가 국가의 한 부분인 나에게 어떠한 존재이고 나는 국가에 대해서 어떠한 생각을 가져야 하는가와 같은 수많은 물음표이다. 이전에는 이러한 것들을 궁금해하고 생각해 보지 못했다면 이 책을 통해 생각의 첫 발을 내딛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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