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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졸린닥 김훈 Nov 28. 2023

<다시 파리, 그리고 비엔나 17> 훈데르트바서 그리고

오스트리아 비엔나에는 재미있는 혹은 만화같은 건축가가 있다. 사실 위대한 건축가라 말할 수 있지만.. 그에게는 위대한이라는 말은 좀 거북스럽고.. 오히려 즐거운 혹은 만화같은 이라는 표현으로 할때 이해가 빨라진다.


그는.. '훈데르트바서'다.

그리고 비엔나에는 그의 명확한 장소가 있다. 그의 공동주택과 박물관이다.

음.. 그의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인터넷에 널려있으니.. 통과다.


아 다만.. 그럼에도 그이 예술적 흐름을 잘 나타내주는 언사는 말해야 할 것 같다.  너무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래도..."직선은 부도덕하며 인간성 상실로 이어진다"라는 말! 또한, 그는 건축가 이전에 화가이기도 하고.. 그것도 형형색색의 알록달록한 .... 그리고 환경운동가이기도 하다. 


뭐라고 해야할까.. 어찌하건 '훈데르트바서'를 비엔나에서 보는 것은 가볼만한 장소이자 경험이다.

역시 이날도 비가 왔다. 덩치큰 남자와 나는 이곳을 트램을 타고 가서 이리저리 들렀다. 먼저 들린 곳은 공동주택...이다. 그의 그림처럼 알록달록하면서 컨테이너 건축같은 착각도 들었다. 한편으로는 피터팬이 어디선가 나올것 같은 느낌도 들고.. 유쾌한 동화책 같은 건물이었다. 


바닥도 평면을 거부하면서 울퉁불퉁하고... 

사진에서 보듯 이곳은 공동주택임에도 평평하거나 온전한 직선은 없다. 사실 다소 불편할 수도 있는 곡선과 울퉁불퉁.... 이 바닥에도 깔려 있다. 그럼에도 이곳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건축가의 꿈과 가치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공동주택 출입문 쪽에는 이곳에 대한 안내문 붙어 있다. 


이런 건축물은 사실 모더니즘과는 거리가 있다.

우리 현대의 모더니즘은 보다많은 사람들에게 보다많은 것을 제공하기 위해 표준화라른 것을 시도했고 대량생산을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편리를 제공받기 바란다. 


뭐..이게 모더니즘을 함축적으로 말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냥 내가 생각하는 그런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보다많은 사람'에게 '보다 많은 편리를 제공' 하는 것이다. 그러기위해 필요한 것은 결국 '직선'이었다. 하지만, 현대에 오면서 과도하게 많이 생겨버린 직선은 사람의 개성을 몰살시키고 자기만의 모습을 희석시키기도 했다. 


물론, 모더니즘 덕에 우리는 보다 편리한 환경과 생활수준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분명하다. 그게 아니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배고품' 혹은 '민중의 보편적인 가난함'을 가지고 살고 있었을 것이며.. 여전히 특정세력만이 보통의 일상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여간... 모더니즘의 문제가 스멀거리자 그런 일상에 충격파를 주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났고.. 그중 한명이 이사람.. 훈데르트바서다. 그는 꼬불꼬불.. 울퉁불퉁..형형색색을 통해 다양성을 말하고 싶어하고 사람의 다채로운 감성을 존중하고 싶어 한다.

그의 그림과 건축 사이에는 일맥상통하는 그의 이상이 잘 녹아난다. 모든 것은 이렇게 할 수는 없겠지만.. 그의 존재는 세상을 더 재미있게 만드는 것은 분명하다. 


아. 그와 비슷한 느낌의 건축가가 바르셀로나에도 있다. 위대한 '가우디'...다. 

물론, 그의 건축 철학적 태도가 훈테르트바서와 같다는 건 아니다. 그의 꼬불꼬불, 울퉁불퉁이 주는 즐거움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명.. 차운기!


차운기 건축가는 너무나 일찍 세상을 떠난 보석같은 존재였다. 좀더 그가 생존해서 작품활동을 이어 갔다면 한국은 김중업이후 또다른 거장 건축가 한명을 가지게 되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해본다.

차운기 작가에 대한 일화는 허영만 선생의 '식객' 52화 에도 나온다. 그는 한국의 '가우디'라는 말도 있고, 괴짜 건축가라는 말도 있다. 어찌하건 그게 뭐든... 


그는 독특했고, 독보적이었다.


아...음..


뭐... 다시 비엔나의 훈데르트바서다.

그의 화장실이다. 참고로 바닥도 울퉁불퉁하다. 실용적인 면에서는 상당히 불편하다. 청소하기도 정말 어렵다...ㅋㅋ... 하지만.. 재미있다. 나는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화장실을 촬영하는 습관이 있다. 나에게는 여러 곳의  화장실 사진이 있다. 건물의 감성이 그대로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인지..뭐인지..


하여간.. 그는 화장실도 최선을 다했다.


그랬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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