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환혼>은 좀 어설픈 드라마다. 코믹한 드라마 그러니까 명랑 드라마를 잘 집필하는 홍정은, 홍미란 "홍자매"의 작품이라 말하기에는 모자라다. 물론 이 드라마는 홍자매의 작품이다.
홍자매는 종종 판타지 기반의 드라마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화유기> 이후 쭉... <호텔델루나>를 이어 이번 <환혼>까지 세 번째 연타로 판타지 드라마를 쓰고 있다. 다만, 이번 드라마는 전작들 보다 좀 어설프다. 물론 이는 드라마 전체를 판타지로 하기에 이것을 구성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리고 이런 총체적 판타지물은 작가그룹이 더 튼튼한 형태를 가지지 않으면 디테일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런 이유로 어설픈 부분이 나오기 시작한다.
참고로 판타지물은 정말 어려운 장르다. CG도 어렵지만 진정 어려운 것은 드라마 세트 구성이다. 그리고 여기에 맞는 디테일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구현하느냐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여기에는 다양한 콘셉트 디자인과 작가의 창작력이 모아져야 한다. 하나하나 디테일한 세계관과 소소한 일상의 모습을 만든다는 것이 어렵다.
그리고 시청자 입장에서 낯설다는 것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이런 것이 정말 어려운 영역이 판타지다. 이는 TV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판타지는 일반 드라마보다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가고 이에 따른 촬영 시간도 길다.
하여간 여러모로 어려운 부분인데 출연배우들도 대부분은 초짜들이라 어렵다. 판타지 드라마는 허공에 삿대질을 얼마나 진정성 있게 하느냐가 관건인데 이는 연기력으로 극복해야 한다. 하지만 이 드라마 나오는 상당수 청춘스타는 아직 내공이 부족한 편이다. 그래서 현재 더 어설픈 이유이기도 하다.
그나마 중견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 하지만, 어설프고 생뚱한 코미디 설정이 홍자매 특유의 코믹이 아닌 옛날 사람 같은 아재 개그가 더 곤혹스럽게 한다. 드라마 진도를 코미디로 좀 덮어보려 했지만 영.. 별로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를 꾸준히 4회까지 봤다. 이유는 판타지드라마의 고단함을 알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판타지는 세계관을 하나하나 만들어야 한다. 심지어 의미와 언어 그리고 사물 등 여러 가지 소품들을 창조하는 작가 시스템이 필요하다. 스토리, 에피소드, 개별 주인공뿐만 아니라 배경 및 소품 등 모든 것을 개별적으로 해줄 작가군이 있어야 온전한 세계관이 만들어진다.
<환혼>이 어떤 작가 시스템으로 진행되는지는 모르지만 이런 시도 자체가 그런 작법의 분업화를 이끌어 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드라마 자체가 성공을 해야 하지만... 다행히 홍자매는 <호텔 델루나>를 성공시켜 나름 노하우를 가지고 이번 드라마를 임했을 것이며, 전작이 판타지의 절반 정도 왔다면 그러니까 현실과 판타지가 반반 섞인 드라마라면, 이번은 온전한 판타지 세계이기에 도전에 대한 열의가 있었을 것 같다.
또한 <환혼>은 얼마나 무협지스럽지 않게 만드느냐도 관건이다. 이른바 중국 드라마스럽지 않게 해야만 성공작이 될 수 있다. 얼마나 '홍자매'는 이런 난관을 극복하며 드라마를 완성시킬 수 있을까? 그런 궁금증과 그럼에도 이야기 구조에서 오는 약간의 재미로 아직은 본방을 사수하며 보고 있다.
완전한 판타지 드라마는 상당히 오랜만이거나 혹은 처음 같은 느낌이다.
그녀들은 한국 드라마의 또 다른 지평을 넓힐 것인가? 이것이 가장 흥미로운 대목이다.
<환혼>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