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혼>의 기대치는 완전한 판타지에 대한 창의적 설정과 이야기 구조에 있었다. 정말 가능할 것인가?
2010년대 다수의 히트작을 집필한 '홍자매'작가이기에 기대는 높았다. 특유의 코믹과 스토리에 대해 많은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지금까지의 결과는 망작<환혼>이다.
더딘 스토리와 억지스러운 코믹설정에 시간을 허비하고 있고, 2000년대 드라마 병패였던 회상과 OST를 통한 시간 뭉개기가 회를 거듭할수록 드라마 전반에 나타나고 있다.
이유는 뭘까?
당연한 것은 메인 스토리가 취약하기 때문에 시간을 때우는 구조로 흘러가는 것이다. 드라마는 30화로 구성되어있는데 능력 대비 과도한 편성 회차인 것 같다. 능수능란한 '홍자매'에게 과도한 회차 편성이라는 말이 아쉽지만... 지금까지의 홍자매가 보여준 스토리는 구태의연한 시간 끌기와 취약한 이야기 구조다.
물론 주연배우의 갑작스러운 교체라는 변명이 있겠지만.. 그건 정말 변명이다. 스토리 구조 자체가 너무나 취약하다. 소위 말하는 진도가 더디고 너무 주변부 에피소드로 시간을 채우고 있다. 결국 홍자매에게 기대했던 완전한 판타지 설정은 무리였던 것이다.
<환혼>에 기대를 가졌던 것은 완전한 창작이 필요한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어떤 에피소드의 모티브가 없이 무협 세계의 어떤 이미지와 설정 그리고 수많은 장치들을 창작해야 했다. 무협의 용어와 수련법 그리고 독특한 설정 등... <환혼>은 나름 그런 설정에 있어서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는데 핵심 이야기 구조에서는 묘연하다. 설정상 4 가문에 대한 독자적인 이야기가 있어, 이를 잘 혼합한다면 상당히 급박한 이야기도 가능했고 무협에서 볼만한 결투, 대결 장면도 그럴듯해 보였다. 하지만, 그럴싸한 결투는 없고 어설픈 코믹이 시간을 때우고 있다.
그만큼 이야기가 잘 안 풀린다는 것이다.
'홍자매'에게는 보다 분업화된 작법 시스템이 필요한 것 같다. 보다 더 명확한 집단 창작 구조가 있어야만 드라마적 재미와 볼거리를 줄 것 같다. 특히나 이런 판타지의 경우는 세트와 배경 그리고 여러 아이템과 이에 대한 개별 에피소드 및 핵심 이야기 구조등..... 시스템화 된 작가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이야기의 완결성과 스토리의 박진감이 나올 수 있다.
전작 <호텔 델루나>에서도 회차가 넘어갈수록 진부함이 묻어났다. 그나마 개별 에피소드로 마무리가 되었는데, 환혼은 개별 에피소드와 함께 이야기를 전반을 끌고 갈 큰 이야기 구조가 자리를 못 잡고 있다.
<환혼>이 망작이 되어버린 이유다.
기대치가 있었는데 아쉽다.
물론.. 아직 회차는 많이 남았다만.. 심폐소생이 가능할지... 어렵다.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