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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주 Mar 02. 2021

복숭아 코블러, 딸기 코블러

쉬워도 너무 쉬운 과일 디저트 만들기

코블러(Cobbler) : 베이킹 디시에 과일을 얹고 반죽이나 비스킷으로 덮어 오븐에 구워낸 파이 요리.

미국의 매년 4월 13일은 전국 피치 코블러 데이(National Peach Cobbler Day)이며, 5월 17일은 전국 체리 코블러 데이(National Cherry Cobbler Day)이다. [두산백과]



한 달 전쯤 마트에 갔다가 그리스 황도 캔 여섯 개 들이를 팔기에 사 왔다. 오자마자 캔 하나를 뜯어먹었는데, 어릴 때 환상적이라고 생각했던 그 맛은 아니었다. 그리스 황도라서 그런가. 아니면 이제는 황도 통조림보다 더 맛있는 것이 널린 세상에 살아서 그런가....

어쨌든 그 이후에 찬장의 안쪽에 밀어 넣은 그리스 황도 통조림 다섯 개는 영 빛을 못 보고 있었다.

'괜찮아, 통조림 유통기한은 끝도 없이 기니까.'


그러던 차에 인터넷에 떠도는 티모시 살라메의 인터뷰를 보았다.

스피드 퀴즈 식의 인터뷰를 하던 중이었는데, 애플파이냐 피치 코블러냐를 묻는 질문에 티모시가 두말없이 피치 코블러라고 하는 보고 아, 나도 저 복숭아 통조림으로 코블러를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거품기를 사용하지 않는 제과 레시피는 어지간하면 실패하지 않는다.

집에서는 보통 거품기로 크림화 시키거나 거품 올리다가 실패하니까.


코블러를 만드는 비스킷 반죽은 와플 반죽과 비슷하다.

제과가 다 거기서 거기이긴 하다지만 코블러와 와플은 농도도 비슷하다.



코블러 레시피 (내 오븐 그릇 두 개에 딱 맞는)


밀가루(우리밀 중력분 사용) 130g, BP 5g, 설탕 130g, 소금 조금

우유 110g, 녹인 버터 120g

그리고 적당한 과일 (과일 양은 총 400그람쯤)


우유가 차가우면 전자레인지에 조금 데우고, 버터도 전자레인지에 녹인다.

이 두 가지 액체를 가루 재료에 섞으면 끝!!!!

반죽이 너무 뻑뻑한 것 같으면 우유 조금 더 넣고, 너무 묽은 것 같으면 밀가루 조금 더 넣으면 된다.

뭐 할 것도 없이 간단하다.


과일은 두 가지를 준비했다.

그리스 황도 통조림 한 개에 들어있는 과육이 200그람이라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 놓았다.

마침 딸기도 있어서 복숭아 양과 같은 무게를 재서 썰어서 설탕 뿌려서 섞어두었다.


가루 재료 섞어놓고, 과일 준비해놓고, 버터 녹이고, 우유도 데웠다. 오븐 그릇도 준비!


원래 과일을 깔고 비스킷 반죽을 붓는 식인데, 과일을 위에 올렸다.


그래야 사진이 더 예쁘게 나올 것 같아서.

그리고 이렇게 과일을 올려도 보통은 반죽 아래로 과일이 조금은 가라앉는다.


설탕에 살짝 절인 딸기를 올렸다. 덜 절여져서 계속 물이 생긴다.


복숭아는 당절임 복숭아라서 탱글탱글하다.


180도와 175도를 왔다 갔다 하면서 구웠다.


부풀고 있는 반죽. 생각만큼 과일이 가라앉지 않았다.


버터향과 설탕에 졸여진 달콤한 딸기향이 온 집안을 감쌌다.

위에 타지 않을까 살피면서 40분은 구웠나 보다.  



딸기에 수분이 많았던지 복숭아에 비하면 딸기 코블러가 질다. 오버베이킹 된 가장자리가 쫀득쫀득 맛있다!!!


복숭아 사이사이로 쿠키 반죽이 먹음직스럽다.


뜨거운 복숭아가 너무 맛있다. 딸기보다 복숭아 코블러가 훨씬 더 맛있다.


아무래도 딸기는 과육이 연해서 그런지 복숭아 쪽이 훨씬 더 맛있었다.

과연 피치 코블러 데이가 있을만하다.


따뜻한 코블러는 보통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함께 내는 디저트


"원래 따뜻한 코블러를 차가운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랑 같이 먹는대. 단짠단짠처럼 온냉온냉으로."

이미 코블러를 한 접시나 먹은 아이는 아직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아이스크림과 함께 한 접시 더 먹어보고 싶다고 해서 냉동실을 뒤졌다. 마침 냉동실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딱 요만큼 남아있었다.

딱딱한 아이스크림을 겨우 퍼담아 내주고, 아차! 하고 사진을 찍고 나서 어머! 했다.  

아이스크림이 이게 뭐야. 조금 녹은 다음에 동그랗게 퍼담아 줄 걸. 차라리 엑설런트 아이스크림이면 나았을 텐데...



모양이 이러면 어떠랴. 맛만 좋은데!


그만 먹자, 우리 그만 먹어야 해.

정신 차려보니 이만큼 먹었다.

나머지는 저녁 먹고 입가심으로 홀랑 먹었다.


sns에서 사진을 본 친구들이 놀러 갈 테니 꼭 코블러를 해달라고 그래서 복숭아 통조림을 더 사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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