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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리니 Feb 20. 2024

중간고사와 회식

실패한 90%, 본전을 면하지 못하는 5%, 그리고 수익을 얻는 5%

4주의 정신교육을 듣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


매주 토요일 거의 4시간씩 4주의 수업과 한 주에 한 권씩 총 4권의 주식서적을 읽고 요약본과 감상문을 냈다. 드디어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왔다!


나는 솔직히 강의 중 나 오는 단어 하나하나 알아듣기 힘들었다. 수업 후, 집으로 돌아오면 구글과 함께 단어 정리하고 나머지 공부를 해도 수업 진도를 겨우겨우 쫓아가고 있는 중이라, 중간고사 준비기간이 너무나 짧게 느껴졌다. 또, 연초라 회사일은 또 어찌나 바쁜지, 저녁 늦은 시간 퇴근 후 피곤하지만 지하철에서부터 잠들기 전까지 시험범위를 열심히 정리하고 공부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시험당일날 강의장에 도착. 강의장에 일찍부터 도착한 수강생들은 열심히 시험공부 중이었고 50명의 수강생들의 열기는 매우 뜨거웠다. (수능시험장을 방불케 했다.) 중간고사는 모두 주관식으로 31문제가 출제되어 50분 안에 모두 풀어야 했다. 주관식으로 31문제를 모두 풀어내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강사는 내용을 완벽히 숙지하고 있어야, 실전에서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일단 50분 안에 31문제를 모두 다 풀긴 했지만, 틀린 문제들이 많았다.


1. 전통적인 재무이론에서는 거래비용은 없거나 미비하다고 하는데 현실에서는 많음. 학교에서는 선물시장이 Zero Sum게임이라고 가르쳤지만 현실은 (마이너스) 게임임. --> 이 앞에서도 정리했지만 거래비용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실제 현실에서는 마이너스 게임.
2. 매일 거래를 하면 안 되는 이유는?
1) 거래 수수료와 Slippage가 발생하여 거래 부담금이 많이 발생. --> 이거는 작성함!
2) Winning Ratio가 많이 떨어지기 때문. --> 이거는 작성을 못함 :-(
 3. 위험관리가 필요한 대표적인 이유 4가지에 대해서 논하라
 1) 시장은 예측불가하며 비효율적이다. --> 작성함.
 2) 손익의 비대칭성 --> 작성함
 3) 승률이 50%가 안 된다. --> 이 부분 작성 못함.
 4) 손실거래로 너무 많이 발생하면 회복이 힘듦 --> 이 부분 작성 못함. 손익의 비대칭성과 동일한 거 아닌가? :-(
4. Maximum drawdown이란 무엇인가? 이 구간에서는 무슨 기법으로 관리하는가?   
Maximum drawdown (MDD)는 Investment에서 특정 기간 동안 발생한 시세 고점에서 저점까지의 하락을 의미함. 이 때는 손익이 우하향하였으므로 배팅사이즈를 줄이고 거래 횟수를 줄여 리스크를 완화한다. --> 저 Maxium drawdown을 알지 못해서.... 작성을 못했다...


정말 중요해서 3번째 연재글로도 작성하였건만, 틀린 문제를 살펴보니 아직도 거래 횟수를 증가시키면 리스크가 커져 위험부담이 발생한다는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어요. 이는 요즘 나의 행동으로도 나타나는데, 현재 오르는 모든 주식들 마다 사야 할 거 같은 충동을 받고 있어요. 이 수업의 가장 큰 메시지 중 하나가 바로 '감정 제어'이지만,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일이라 참 말처럼 쉽지 않은 거 같아요.

https://brunch.co.kr/@zoolin2/8



주식시장은 실패한 90%와 본전을 면하지 못하는 5%, 그리고 수익을 얻는 5%의 투자자들로 이루어져 있다고들 한다.


중간고사를 치르고 나서, 50명이 넘는 수업 동료들과 함께 회식을 갖기로 했다. 규모가 큰 강남의 치킨집에서 회식을 하게 되었는데, 이 날은 한국팀의 아시안게임 축구경기가 있는 날이라 치킨집이 많이 붐비었다. 우리는 6명씩 나누어 테이블에 앉았고, 처음 만난 사이들이라 매우 서먹서먹했다. 은근히 긴장되는 분위기 속에서 통성명을 하게 되었는데, 정말 다양한 나이, 성별, 하는 일과 지역들을 들을 수 있었다. 그때 나는 내 주변의 사람들을 보며 느낀 감정들을 잊을 수 없다. 똑똑하고 단아하신 은퇴를 앞둔 여자 교수님은 노후자금 관리를 위해 연간 10%의 수익률이 목표라며 조곤조곤히 말씀해 주셨고, 젊게 옷을 입었지만 나이가 고스란히 보이는 중년의 회사원 남성분은 큰돈을 버실 거라며 첫 번째 수익 동기부여 목표는 스포츠카를 사는 거라며 큰소리로 말씀해 주셨다. 나이 어린 남자 프로그래머,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취준생 여자분, 그리고 곧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회사원 남성분은 MZ세대들을 대표하듯 비트코인부터 주식까지 안 해본 투자들이 없는 거 같이 본인들의 경험들을 얘기해 주었다. 그중에서 주식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정말 나 하나밖에 없었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신기한 눈으로 쳐다봤다. 자본주의세상에서 노동의 가치로만 산 사람을 발견했으니, 유적지에서 유물을 발굴한 격인가? 나를 제외하고는 자본주의세상에서 노동의 가치만으로 세상을 살기는 힘들다는 것을 모두가 이미 알고 있는 거 같았다. 그래서 나는 그들이 주식 시장에서 수익이 어떻게 되는지 정말 궁금해서 실례를 무릅쓰고 수익률을 물어봤다. 그들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그들이 주식시장에 대해서 무모한 투자만 했던 건 아닌 거 같았다. 퀀트 수업을 들으면서, 지금 이 수업을 알게 되었다고도 하셨고, 지금 듣는 250만 원 수강요 보다 훨씬 더 비싼 오프라인/온라인 강의들도 많이 들었다고 얘기해 주었다. "주식시장은 실패한 90%와 본전을 면하지 못하는 5%, 그리고 수익을 얻는 5%의 투자자들로 이루어져 있다"라고 제시 리버모어의 주식 매매하는 법이라는 책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정말 현실 통계에서 그런 것 같았다. 이 말에 따르면 강사까지 포함하여 총 51명이라고 하였을 경우, 이 중 수익을 얻는 5%는 2.55명이다. 강사를 제외하면 수강생 중에는 1.5명이 수익을 얻을 것이고, 본전을 면하지 못하는 2.55명, 나머지 47명은 실패한 90%에 속한다. 그렇다면 투자 수익을 얻는 5% 안에 들어가려면 강사 수준까지 도달해야 한다는 뜻?!


이론을 공부하면서 잊고있었던 현실을 마주한 느낌이었어요. 매주 이 수업에서 주식 관련 서적을 한 권씩 읽고 요약본/감상문을 작성했어요. 그중 하나인 Jack Schwager가 쓴 <Market Wizards, 시장의 마법사들>이라는 책이 떠올랐습니다. 월스트리트의 탑 트레이더들과의 인터뷰가 담긴 책이었는데, 이 책에서 공통적인 부분을 좀 발췌하여 내가 도달해야 하는 나만의 지표를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수익을 얻는 5% 투자자 안에 속하기 위해서 내가 해야 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좀 만들어 보도록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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