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아이가 태어나려면 28주의 시간이 남았지만 어디에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 무얼 비워내고 채워야 할지 예비 엄마 아빠는 설레고 부산스럽다. 거기다 13평 작은 집에서 아기를 맞이하려고 하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비워내야 할지 고민이 된다.
브이로그나 인스타들을 보면 아기방을 따로 꾸민다고 다들 설레어하던데. 우리는 침실과 드레스룸 그리고 방보다 작은 거실이 전부이기에 거실을 아기공간으로 꾸밀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다 형편에 맞춰서 하는 거지 아이에게 더 좋은 것을 못해줘서 미안한 마음이 벌써부터 들면 힘이 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죽하면 임출육에 최대 적은 금쪽이가 아니라 슈돌(슈퍼맨이 돌아왔다)이라는 말이 있겠는가. 미디어에 너무 노출이 되면 비교하는 삶을 살게 된다. 내 삶이 피폐해지므로 내 삶 안에서 해줄 수 있는 최선을 해주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우리가 클 때를 보면 아기 침대는커녕 100일 사진 돌 사진도 겨우 찍으면 다행이고 옷이나 장난감 등은 다 동네에서 물려받았다. 현란한 육아템이라고 하는 기기들 또한 없이 자랐다.
물론 그런 육아템들이 있으면 삶이 편하겠지만 작은집은 주방도 협소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것만 놔야 한다는 중압감을 가지고 있다. 일단 아기가 태어난다면 소파를 버리기로 했다. 지금도 가지고 있는 소파는 3인용 패브릭으로 그렇게 큰 편은 아닌데 침실과 아이 공간을 분리하고 싶은 마음에 한 선택이었다. 대신 수유의자를 두고 아기 침대는 지인이 나눠주는 것으로 해결. 그렇게 우리 형편과 집 사이즈에 맞게 아이를 받아들일 준비를 시뮬레이션해본다.
몸이 조금이라도 가벼울 때 잘 사용하지 않거나 쓸모없는 주방기기들을 정리하고 옷가지와 가구들도 정리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베이비 페어를 다녀왔는데 거기서 특별히 산 것은 없고 각 가전들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왔다. 생각보다 거대했던 젖병 소독기를 어떻게 놔야 하는지 분유제조기는 둘 곳이 없어서 패스하기로 했고 오븐을 정리하고 그곳에 분유포트를 놓기로 했다. 아직 아기가 나오려면 150일은 넘게 있어야 하지만 무언갈 준비한다는 것은 참 설레는 일이다.
아이 용품은 ~6개월까지 사용할 수 있는 것. 돌까지 사용할 수 있는 것 등등 이렇게 초반에는 구분이 돼서 그것들을 다 구매하기에는 돈이 적잖이 든다. 그래서 당근을 하거나 주변에서 물려받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감사하게도 친한 언니와 육아텀이 7개월 즈음이라 그 집에서 대부분의 것을 물려받기로 했다.
주말마다 수납장을 하나씩 비워가고 여기는 기저귀 보관할 곳 여기는 분유통을 보관할 곳 여기는 젖병 이렇게 구획을 나눠 놓고 있다. 배가 불러오면서 입지 못하게 된 옷들은 리빙박스에 넣어서 침실 구석진 곳에 정리를 해 두었다. 미련 같지만 부디 아이가 나온 뒤에도 입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