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백혈병이 내게 왔다. -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by 근쌤

충격에 휩싸여

갈피를 잡지 못했다.


어지러운 상황 속에

병원은 소란스러웠고,

어디에도 내가 자리할 곳은 없었다.


모든 걸 부정하고

병원 밖으로 나가

다시 학교로 가고 싶었다.


방금 들은 말이 거짓말인것 처럼

평소처럼 가서 수업을 하던,

게임을 하던 하고 싶었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얼른 내가 혼자 있을 수 있는 곳을

필사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그 때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 두 글자가 뭐길래,


엄마라는 두 글자를 보자마자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서

일단 화장실로 달려갔다.



고등학교 때였다.

야자 끝나고 돌아가면서 가끔 치킨을 먹고 싶을 때가 있었다.

희한하게도 그런 날엔 대부분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아들 오늘 치킨 시켜놓을까"


대체 어떻게 알고 그 때마다 전화하냐고 여쭤봤다.


" 그냥 엄마는 딱 알아. 느낌이 와"




지금 엄마에게서 오는 전화도 맛있는걸 먹자는 전화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들 교수님이 뭐라셔. 괜찮대?"



그냥 아무 말도 못했다.

"아들 왜 그래, 울어?"


나는 울고 있는지도 몰랐는데,

엄마의 이 말을 듣고

화장실에서 흐느끼며 울고 있었다.


" 나 백혈병이라는데.. 입원해서 검사받으래 "


" 알겠어. 혼자 울지 말고 잠깐 끊어봐 "


얼마 후 다시 전화가 왔다.


"서울로 가자. 어차피 검사하고 치료하려면 서울로 가야되니까. 입원하지말고 서울로 가자."





이식까지 다 끝난 후 엄마에게 물어봤다.


그 때 엄마 안울었냐고.


속으로 천 번을 넘게 울다가도

엄마가 내 앞에서는 울기 싫었단다.


그냥 정신을 차려야 아들을 살릴 수 있다고

이렇게만 생각했다고.


아, 나의 의지가 아니라

이런 간절함들이 나를 살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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