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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밤 죽고 다시 태어난다

잠과 죽음

by Amor fati

”나 “는 내가 나 스스로에 대한 인식 자체,

즉, 자의식이다.


우주에서 내가 인식하고 의식으로 구분할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질문들

그렇다면, 매일 밤 우리가 잠을 자는 시간은 어떨까?

우리는 자는 동안 존재하는가?


불교에는 전생이 현생과 이어져 있다는 “윤회”의 개념이 있다. 기억도 못하고, 내가 전혀 인지 못하는 전생이 현생의 “내”가 존재하는 시간인가?


대다수 종교는 사후 세계를 묘사하고 설명한다.

마치 내 의식이 몸이 죽은 이후에도 지속되는 것처럼 말이다.

몸 없는 의식이 있을 수 있을까? 몸 없는 “내”가 존재할 수 있을까?


매일 밤 자고 일어나면, 전날의 기억을 까맣게 잃어버리는 치매환자 혹은 단기기억 상실증 환자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 사람은 매일밤 자는 것일까? 죽는 것일까?


결론

“잠”과 “죽음”은 적어도 자의식 = 나라는 전제 하에서, 다르지 않은 사건이다.

다만, 어제의 “내”가 가진 경험과 기억의 조각을 오늘의 내가 아직까지는 잘 이어 붙일 수 있을 뿐이다.


나는 오늘도 죽음을 맞이하듯 잠이 들고,
언젠가 잠에 들 듯 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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