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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성용 Dec 18. 2018

만다라트 계획으로 회고하기

올해 무엇을 성취했고 실패했는가

회고(回顧)

 1. 돌아다보는 것
 2.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해보는 것



올해 막바지에 여행을 떠났다. 홍콩이었다. 연말이라 몰린 일이 많았지만 가기로 했다. 지난 삶을 정리하고 목표를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했다. 가볍게 다녀오자고 생각했다. 막상 챙겨 온 짐이 7kg를 넘어가는 바람에 위탁수하물로 부쳤다. 미처 두고 오지 못한 미련의 무게였다. 그런 삶이었다.


홍콩에서 2018년을 회고했다. 말 그대로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해본 것'이다. 계획을 얼마나 지켰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때 나는 무엇을 원했었고, 무엇을 얻었는가가 중요했다. 회고의 목적은 결국 지난 시행착오를 줄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함이다. 세 가지 단계로 회고했다.


1. 어떤 계획을 세웠었는가.

2. 무엇을 잘했는가.

3. 무엇이 아쉬웠는가.


회고를 공개하는 이유는 내가 훌륭하기 때문이 아니다. 나의 계획을 공유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자신을 드러내는 글이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추상적이고 교조적인 말보다 가까운 이웃의 이야기가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1. 어떤 계획을 세웠나


올초에 만다라트 계획을 세웠었다. 만다라트 계의 장점은 '목표'와 '실행방안'의 연결고리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목표는 '내가 이상적이라고 여기는 상태'로 정의했다. 나는 마케터 3년 차에 들어섰고, 이전까지 눈에 띄는 결과물을 내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2018년이 끝났을  이상적인 상태는, 전문가로서 역량과 가치를 가진 마케터다. 목표를 세울 때는 현실적이고, 결과로 나타날 수 있으며,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점에 집중했다. 그래서 '연봉'이라는 다소 세속적이지만 정량적인 지표를 목표로 세웠다.


구체적인 (specific)

측정할 수 있는 (mesurable)

달성 가능한 (attainable)

적절한 (relevant)

시기적절한(Timely)


목표에 대한 '카테고리'로 8가지를 꼽았다. 업무역량, 자기 관리, 인간관계, 이미지, 멘탈, 삶의질, 자산관리 그리고 소통역량. 각각 카테고리따라 구체적인 '실행방안'내렸다. 몇몇 항목은 다소 추상적이고 애매한 부분이 있어서, 종종 수정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또한 꼭 8개씩 적어야 했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채운 항목도 있었다. 이런 아쉬움은 내년도 계획 방식에 보완해볼 생각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절반 이상은 실행한 것 같다. 이따금씩 만다라트 계획을 열어보고, 내가 놓치고 있는 항목을 확인했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 계획 한 번 제대로 지켜본 적 없는 내게 1차적으 성공인 셈이다.


2018년 1월에 세웠던 만다라트 계획



2. 잘한 것


회고는 '잘한 것'을 찾아서 계승하고, '아쉬운 것'은 다른 방식으로 시도해 개선을 추구하는 과정이다. 이에 만다라트 계획에 작성한 항목을 포함하여, 2018년에 잘한 것들을 리스팅 해봤다.



회사

브랜드 리뉴얼 프로젝트 진행한 것

사내 조직문화 가이드를 만들고 공유한 것

좋은 생산성 도구를 도입한 것

매일 '일일 계획'을 세운 것

다양한 아티클을 읽은 것


일상

여행 에세이를 자가 출판한 것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한 것

멘사 회원이 된 것

독서모임을 시작한 것

브런치를 시작한 것

시를 배운 것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

집에 자주 내려간 것

지대넓얕 등 인문학 팟캐스트를 들은 것

매월마다 지출 관리를 한 것

책을 20권 이상 읽은 것



회사에서는 '브랜드 마케터'로서 결과물을 낸 것에 만족한다. 많은 시행착오도, 외부의 도움도 있었다. 100%로 만족하지는 못하지만 서비스가 멀리 나아갈 수 있는 방향성과 기반을 마련했다. 내년에는 이를 알리고, 반영하는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다.


일상에서는 크게 '글쓰기 향상'과 '삶의 질 증대'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특히 에세이 <조르바, 여행은 어땠어요?>를 독립 출판했다. 8개월에 걸친 '사이드 프로젝트'였다. 노력의 성과가 눈에 보이는 형태로 나타난다는 성취감이 컸다. 시를 배우고, 글 쓰기에 대한 책을 읽는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멘사는 올초에 호기심으로 봤다가 덜컥 합격다. 활동은 크게 하지 않았으나,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줬다는 정도의 효용이 있었다. 주말마다 집에 려갔으며, 10년 만에 중학교 친구들을 만났다는 점에서도 인상적인 한 해였다.




3. 아쉬운 것


반면 아쉬운 점도 있다.



늘 지각한 것

운전을 배우지 못한 것

과음, 과식한 것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연락하지 못한 것

돈을 많이 모으지 못한 것

다양한 사람을 만나지 못한 것

외모에 신경 쓰지 않은 것

멘토를 만나지 못한 것

외국어를 배우지 못한 것



전반적으로 '자기 관리'에 더 신경 쓰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회사 업무와 자가 출판을 동시에 진행하다 보니, 다른 해보다 스트레스를 크게 받았다. 이것이 결국 '과음, 과식'과 '인간관계 소홀'로 이어졌다. 운전이나 외국어 등 올해 배우고 싶었던 것들도 모두 소화하지 못했다. 내년에는 월별로 마일스톤을 설정하여, 우선순위별로 실행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시 시도해라. 다시 실패해라. 더 나은 실패를 해라." - 사뮈엘 베케트

Try again. Fail again. Fail better. - Samuel Beckett



우리 인생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누군가는 그것을 실패라고 부른다. 하지만 나는 '더 나은 실패'가 있기에 계획을 세우고, 회고하는 작업이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회고는 단지 '무엇을 성취하고, 실패했는가.'를 계산하는 방식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태도다. 인생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믿는다면, 끊임없이 두드려보자. 더 많은 문이 우리를 향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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